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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본당 황해룡 주임신부(오른쪽 세 번째)와 신자들이 공소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정성껏 기른 고구마를 수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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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심봤다." "와! 고구마가 엄청 커요."
10월 29일 인천교구 옹진군 신도본당(주임 황해룡 신부) 신자들이 고구마를 수확하는 날. 아직은 가을햇살이 제법 따가운 밭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고구마 캐기에 한창이다.
남성 신자들이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면 여성 신자들은 알토란같은 고구마를 캤다. 조심스레 호미로 땅을 파자 굵은 고구마들이 뿌리째 주렁주렁 매달려 올라온다. 또 한편에서는 선별한 고구마를 저울에 담아 상자에 담느라 쉴 틈이 없다.
"올해 고구마 농사가 아주 잘 됐어요. 수확량이 지난해의 두 배는 될 것 같네요."
"아무렴, 고구마 팔아 새 공소 지어야 하는데…. 그게 다 우리 신자들 기도를 먹고 자란 덕분이라니까."
서리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 고구마를 캐야 한다고 저마다 제 집 농사도 제쳐두고 이른 아침부터 모였다. 팔순의 이경애(체칠리아)ㆍ유명오(안나)ㆍ탁순녀(모니카) 할머니도 호미를 챙겨들고 나왔고, 김복기 전 주임신부가 사목하는 주안5동본당 신자들도 부족한 일손을 돕겠다며 찾아와 더욱 힘이 난다.
신도본당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고구마 농사를 지은 지 올해로 3년째다. 열악한 본당 살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싶어서 8500㎡의 밭을 빌려 이 지역 특산물인 속노랑고구마를 심어 무농약으로 키웠다.
인천 영종도에서 배로 10~30분 거리의 옹진군 북도면 신도, 시도, 모도 및 장봉도를 관할하는 신도본당은 교적상 신자 수가 130명 남짓한 섬 본당이다. 연로한 어르신이 대부분이라 평균 주일헌금이 2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 2006년 (준)본당으로 승격된 후 지역특산물인 갯벌쌀, 천일염을 팔아 신도와 시도 두 곳의 성전을 새 단장하느라 진 빚을 겨우 갚았으나 장봉도에 공소를 건립하려면 부지 매입과 건축비로 최소 4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황해룡 주임신부는 "장봉도 교우들이 다수의 개신교 신자들 텃세로 따돌림을 당해 마음대로 미사참례하기도 쉽지 않다"며 "이들의 원활한 신앙생활을 돕고 교세를 넓혀가려면 교두보 역할을 할 공소 건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여름휴가철 장봉도 해수욕장을 찾는 신자들이 미사에 참례할 수 없느냐는 문의도 끊이지 않는다.
신영순(실비아) 사목회 부회장은 "이곳 고구마는 미네랄이 풍부한 바닷가 황토에서 자라 속이 단단하고 맛이 달콤하다"고 자랑했다.
김광한(바오로) 사목회장은 "섬이라 택배비가 비싸므로 개별주문 보다는 기금마련 판매를 하려는 본당이나 단체가 대량구매할 경우 싸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 032-752-0097, 본당 사무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