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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림동약현본당 중고등부 청소년들이 연도를 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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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바치는 기도이고, 언젠가는 그 기도의 대상이 될 연도(煉禱). 연도는 죽은 이를 위한 위령기도이기에 아무래도 중장년층이 주로 바치게 된다.
하지만 서울대교구 중림동약현본당(주임 정훈 신부)이 29일 열리는 서울대교구 연도대회에 10대 청소년들을 1지구 대표로 참가시키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일 청소년 미사가 끝난 중림동성당. 중고등부 학생 30여 명이 연도책을 펴들고 연도연습에 한창이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 정하상 바오로."
청소년들은 가뜩이나 낯선 연도가락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이름이 긴 성인 호칭마저 발목을 잡는다.
"성인 호칭기도는 어른들도 어려워하니까 너무 기죽지 말고 다시 한번 해봐요." 명동성당에서 초청된 연도강사의 격려가 이어지지만 연도 특유의 가락을 맞추기는 영 쉽지 않다.
본당 청소년들이 연도를 처음 접한 건 지난 10월. 참가자가 장노년층 일색인 연도대회에 10대 청소년을 내보내 연도의 참 의미를 일깨워주기 위해 주임신부가 청소년들 등을 떠밀었다.
물론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청소년들에게 주일미사가 끝나고 연도연습에 참석하라는 말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미사 후 도망가는 학생과 막으려는 교사의 숨바꼭질이 반복됐다.
하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하품을 참아가며 한 연도연습은 결코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었다. 자신이 바치는 연도에 힘입어 연옥 영혼들이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말에 참가 학생들 자세가 점점 좋아졌다.
이렇게 매주 청소년 미사가 끝나고 모이는 학생 수는 30여 명. 매주 불쌍한 연옥 영혼과 세상을 떠난 자신의 조상 등 지향을 달리하며 한 시간씩 연도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박세훈(비오, 16) 군은 "제사 때마다 집에서 부모님을 따라 연도를 바쳤지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며 "처음에는 가락이 낯설고 지루했지만 이제는 그 의미를 알기에 진지하게 연습에 임한다"고 말했다.
정훈 신부는 "다소 강제적이지만 청소년들이 죽음과 영혼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대회 참석을 결정했다"며 "이번 연도교육은 훗날 신앙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