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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돼지저금통 나누기 행사에서 종로본당 신자들이 저금통을 뜯어 성금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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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돼지 잡기가 한창이다.
비명도 지르지 못한 돼지는 배가 터져도(?) 웃는 표정엔 변함이 없다. 뱃속에서는 10원짜리부터 500원짜리 동전을 쏟아낸다. 꼬깃꼬깃한 지폐도 간혹 보인다. 13일 서울대교구 종로본당(주임 이성원 신부) 돼지저금통 따는 날 풍경이다.
신자가 절반 가까이 65살 이상이라 노인이 많은 종로본당에서 처음으로 사랑의 돼지저금통 나누기 행사가 열렸다. 신자 모두 산타클로스가 돼 인근 종묘공원 노인들과 쪽방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또래 노인과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겨울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본당은 지난 2월 말부터 신자들에게 돼지저금통 500개를 나눠주고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10개월이 지난 이날까지 신자들이 제출한 저금통은 240여 개. 성금 1450여 만 원이 걷혔다. 저금통 하나당 6만 원꼴이다.
매일 조금씩 돈을 넣은 것 같은 저금통부터 날짜가 다가오자 급히 1000원짜리 지폐를 채워넣은 저금통 등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가진 것을 나눈 것은 틀림없었다.
자선주일에 마련된 이번 행사는 김치담그기와 무료급식 행사가 동시에 열려 잔칫집 같은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본당은 이날 김치 150포기를 담가 쪽방촌에 사는 노인과 지역 결식아동 등에게 전달했다.
이성원 주임신부는 "우리보다 어려운 노인과 가난한 이웃을 돕고자 돼지저금통을 나눠줬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다"며 "이번에 모은 성금은 신자 여부와 관계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액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