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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재해와 함께 하천 및 지하수 오염, 물 부족을 불러왔다. 21세기는 따라서 인구 급증과 함께 물 부족이 핵심 현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새해 들어 발표한 제4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관련 세 번째 기획으로, `물 부족과 하천 및 지하수 오염` 문제를 다룬다.

▲ `동아프리카의 젖줄` 빅토리아 호수가 접해 있는 짐바브웨의 한 노파가 물을 가득 담은 물통을 굴려 집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 찍은 사진으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상 10억 명 이상이 깨끗한 물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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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또 다른 석유`가 되고 있다
새해 들어 잠비아 남부 지역 일대에 심각한 가뭄이 닥쳤다. 50년 만에 다가온 극심한 가뭄으로, 잠비아 남쪽 국경 루시투 마을 등지 옥수수 작황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강물이 마르고, 야생 동물들이 황야를 떠돌고, 그나마 남은 곡식마저 파헤쳐졌다.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빅토리아 폭포와 인공호수인 카리바 호수는 1990년대 이후 계속된 수량 감소에 처해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 일상화되다시피 한 가뭄으로 계곡과 호수는 텅 빈 채 마르고 있고, 부영양화 현상이 전역을 뒤덮고 있으며, 관광산업 또한 무너지고 있다. 또 오랜 퇴적과 부유물질 유입으로 호수나 하천, 강 깊이가 얕아지고 저장할 수 있는 물의 양도 적어지면서 지하수 오염도 심각해지고 있다.
8일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 10여 개국은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가뭄과 재해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별 실천적응 전략(NAPA)에 돌입해야 한다는 권고가 해당지역 UNDP 책임자들에게서 나왔다. 올해는 특히 2006년 이후 4년 만에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고돼 가뭄과 식량 감소, 물 부족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엔인간개발계획 2006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 수자원은 1970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고, 아프리카 인구 8억 명 가운데 절반은 오염된 물을 식용수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DP는 장기적으로 오는 2025년 인류 79억 명 가운데 30억 명은 심각한 물부족에 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0년 세계 물 부족 인구가 3억3500만 명이었던데 비하면, 거의 10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4대 강 사업은 물 부족 해법 아니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2001년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수자원국이 내놓은 `수자원 장기종합계획(Water Vision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83㎜로 세계 평균 973㎜의 1.3배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기에 1인당 연 강수 총량은 2705㎥로, 세계 평균 2만680㎥의 10분의 1이다. 또 실질적으로 재생 가능한 수자원은 연간 731억㎥로, 1인당 1550㎥에 그쳐 영국, 벨기에 등과 함께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우리나라는 1인당 이용가능한 수자원이 1700㎥ 이상인 미국이나 일본 같은 물 풍요 국가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1000㎥ 미만인 중동이나 싱가포르 같은 물 기근 국가는 더더욱 아니다. 최대 가뭄 때를 제외하면 물 부족 현상은 거의 없고, 설사 물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지역 간 이동을 통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4대강을 정비해야만 물 부족도 해결하고 홍수도 예방하고 수질도 향상된다고 주장하며 국민의 73.5가 반대(2009년 10월 7일자 경향신문)하는 4대강 사업에 나서고 있다. 물 부족 문제는 역대 정권에서 추진해온 4대강 정비사업으로 97 가량 정비됐을 뿐 아니라 홍수 예방과 4대강 사업은 상관관계가 적다.
또 4대강 사업은 수질 개선은커녕 오히려 수질 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4대강 본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등급 이상이 65, 4등급 이하는 11로 양호한 편이며, 낙동간 수질도 대구시 주변만 2~3등급이고 나머지 구간은 1~3등급에 이른다. 특히 강 바닥 준설과 보 설치는 강의 자정 작용과 수질 정화 기능을 훼손해 또 다른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최근 펴낸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알리는 자료 「창조질서 거스르는 4대강 사업은 당장 멈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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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 인류와 생물종 생존 위협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 사태는 다양한 문제들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물 부족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고, 인류 생활 수준은 현저히 저하시키며, 수자원과 세계의 다양한 생물체들의 생존에 위협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다양한 생물종은 특히 생존을 위협받고 있으며, 2002년을 기준으로 포유동물의 24, 조류의 12, 어류의 30가 멸종 위기에 놓인 것으로 드러나고
가톨릭평화신문 201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