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08년 7월 말 호주에서 개최된 제23차 세계청년대회 중 두 사제와 함께 시드니 켄더스트 연구 센터 주변을 거닐며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당시 교황은 "지속가능한 개발과 정의, 평화, 환경 보전만이 인간성 회복에 결정적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기를 당부했다. 【CNS】
|

▲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 교외 재활용센터에서 고물수집상에게 재활용품을 사들이고 있는 노동자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자신의 첫 사회회칙 「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을 통해 전 교회공동체에 환경 보전을 강조하면서 정치적 영역은 물론 개인 삶을 통해서도 생태계에 대한 보호를 실천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CNS】
|
생물 유전자와 종(種), 생태계는 인간 삶 존속에 결정적 관건이다. 세계 각국은 지구의 생물학적 다양성을 떠받치는 생물종과 생태계 보전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국제연합(UN)은 2006년 총회에서 2010년을 `국제 생물 다양성의 해(International Year of Biodi versity : IYB)`로 선포했다.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과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 CO)는 `생물 다양성은 우리의 생명(Biodiversity is our life)`이라는 주제로 1월 21~22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IYB 순회 전시 △유네스코 IYB 생물 다양성 과학정책회의(1월 25~29일 유네스코본부) △생물ㆍ문화다양성 국제회의(7월, 캐나다 몬트리얼) 등을 추진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새해 들어 발표한 제4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관련 마지막 기획으로, `생물 다양성 보존`을 다룬다.
①전 세계적 현안 `기후 변화`
②농촌 황폐화 및 생산량 감소
③물 부족과 하천 및 지하수 오염
④기후변화에 따른 사막화
⑤생물 다양성 보존과 이용, 배분
#`남의 알 아닌` 생물종 멸종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2008년 선정한 `세계 최악의 100대 외래 동ㆍ식물` 가운데 어류로 잉어가 포함됐다. 우리나라에선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토착어종인 잉어가 북미주, 호주 등지에선 심각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물고기로 꼽혔다.
1950년대 영국인들이 빅토리아호에 방류한 민물 농어 나일퍼치도 토착어종인 시클리드 200여 종을 비롯해 어류 350~400여 종을 멸종시켰다. 수초를 먹고 살던 시클리드가 멸종되면서 호수 수초는 일시적으로 급증했다가 죽었고, 호수 바닥에 유기물이 쌓여 수질이 급속히 악화됐다. 용존산소량도 급감해 빅토리아호 생물이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가뜩이나 좁은 국토에 산업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생물종 다양성 악화가 빨라졌다.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 보고서에 따른 생태보전지수 또한 세계 최하위권이다.
우리나라는 `생태계 보고` 하구 환경 훼손도 심각하다. 육상ㆍ해양 야생생물이 산란ㆍ서식하는 천혜의 생태계가 난개발과 하구둑 건설, 매립 등으로 크게 훼손됐고, 홍수나 해일 피해를 줄일 토대로서 하구가 사라졌다. 관광과 휴식의 터전도 망가졌으며, 해상 운송 및 산업 기반도 무너졌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2004년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하구둑이 축조된 영산강, 낙동강, 금강 등 주요 하구는 다른 하구에 비해 수질 악화와 생물 서식처 훼손이 심각하다.
새만금 사업으로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는 사라지다시피했고, 그나마 남아있는 자연하구인 한강ㆍ섬진강 하구는 골재 채취와 과다한 취수에 따른 염해(鹽害)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희귀 생물종 및 멸종 위기종 서식처로 이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조류와 어류, 수달 등 서식에 큰 역할을 하는 한강과 섬진강, 낙동강, 양양 남대천 등도 훼손되고 있다.
해마다 지구에선 2만6000종의 생물종이 멸종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1000~3000만 종의 동ㆍ식물과 미생물이 살고 있어 생물종 멸종이 미미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지난 30년간 과학자들에 의해 이름이 붙여진 생물 200만 종 가운데 40인 80만 종이 멸종했다.
생물이 사라지는 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하느님의 섭리다. 하지만 멸종 속도가 100배에서 1000배까지 빠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특히 근대사회로 넘어가는 1600년대 이후 멸종속도는 그 이전 화석으로 확인된 생물종 멸종 속도보다 50~100배나 빨라지고 있다.
#생물 다양성 파괴 주범은 `인간`
기후 변화와 마찬가지로 생물 다양성 파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인류다. 도로와 주택 등 사회기반 시설의 과잉 개발, 농작물 재배와 산업시설 오염물질 배출 등과 같은 생태계 오염으로 다양한 생물 서식지가 파괴됐다.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쪼개지고 단절되는 것도 문제다. 농경지 개발로 해마다 그리스 전 국토 면적에 해당되는 1300만ha의 숲이 사라지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이처럼 생물 다양성이 갖는 엄청난 생태적, 생물자원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에도 생물종 멸종이 멈추지 않는 까닭은 뭘까. 그 이유는 생물 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정보 부족과 그 가치 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유전자 다양성과 종 다양성, 생태계 다양성의 세 단계로 나눠지는 생물종 다양성과 그 서식처의 다양성은
가톨릭평화신문 2010-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