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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진 주임신부와 신자들이 미사를 마치고 떡을 함께 먹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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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방화3동본당(주임 김순진 신부) 교중미사가 끝나기 30분 전. 본당 사목회원, 구역ㆍ반장들 손놀림이 바빠진다. 성당 마당에 탁자를 펴 놓는 사람, 떡을 접시에 담는 사람, 뜨거운 물이 든 보온통을 옮기는 사람 등 일사분란하게 준비가 이뤄진다. 교중미사가 끝나면 매주 작은 잔치가 열리기 때문이다.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은 이날도 미사를 마친 신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마당에 가득 차려진 떡과 차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방화3동본당 음식 나누기가 신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년 전 김순진 주임신부는 `미사를 마치면 부리나케 집에 돌아가는 신자들을 좀 더 성당에 머물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하고 고민하다가 넓은 마당을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음식 나누기를 생각해냈다.
주일마다 마당에 탁자 15개(15개 구역)를 펼쳐 놓고 떡을 마련해 따뜻한 차와 함께 신자들에게 대접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집에 돌아가기 바빴던 신자들은 구역별로 모여 음식을 나누며 친교를 다졌다. 겨우 얼굴만 알고 지내던 같은 구역 신자들이 조금씩 친숙해지기 시작했다.
떡을 주로 준비했지만 음식 나눔이 활발해지면서 여름엔 아이스크림, 겨울엔 호빵이나 군고구마 등으로 메뉴도 다양해졌다. 항상 넉넉하게 준비한다고 하는데 금세 음식이 동날 정도로 신자들에게 반응이 좋다.
고경희(데레사)씨는 "간단한 음식나눔이지만 신자들이 무척 좋아한다"며 "신자들 사이에 친교가 돈독해지고 본당 분위기가 활발해지면서 쉬는교우들도 많이 돌아왔다"고 자랑했다.
처음에는 본당 예산으로 음식을 마련했지만 이제는 자발적으로 음식 값을 후원하는 신자들이 매주 나오고 있다. 4일에는 3구역 신자들이 비누를 팔아 얻은 이익금으로 떡을 샀고, 전 주일에는 아이 돌을 맞은 신자가 기쁜 마음으로 떡을 돌렸다.
김순진 주임신부는 "딸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신자, 남편이 칠순 잔치를 한 신자 등 좋은 일이 생기면 음식 값을 지원하겠다는 신자들이 많다"면서 "집안에 좋은 일이 있는 신자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는 흐뭇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매주일 미사 공지사항 시간에 음식을 후원한 신자의 사연과 이름을 밝혀 다른 신자들에게 축하와 기도를 부탁한다. 남편 칠순을 맞아 떡을 후원한 김순달(마리아)씨는 "성당 덕분에 남편 칠순을 아주 의미 있게 치렀다"며 환하게 웃었다.
음식 나눔 후 미사 참례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2년 전만 해도 교중미사 참례자 수가 학생미사보다 적었는데 이제는 본성전에 발 디딜 틈이 없어 1층에서 TV화면을 통해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이 100여 명 가까이 될 정도로 미사 참례자가 늘었다.
강영숙(도미니카) 여성 총구역장은 "음식 나눔을 시작한 후로 구역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알게 되고, 본당 분위기도 좋아지고, 미사 참례자 수도 늘어나는 등 많은 긍정적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신자들이 편하게 음식을 먹으며 친분을 돈독히 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