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해 10월 교회법전 일부 규범을 수정해 발표한 자의교서 「모든 이의 관심」(Omnium in Mentem)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번역작업을 마치고 최근 공지했다.
자의교서 `모든 이의 관심`은 성품성사와 관련해 부제(副祭)의 봉사직무를 정의하는 조문을 덧붙이고, 혼인과 관련된 3가지 조문 가운데 부적절하다고 판단된 구절을 삭제하는 등 두 가지 항목의 수정 내용을 담고 있다.
교황은 첫 번째로 거룩한 교역자들에 대해 다룬 제1008조와 제1009조 본문을 일부 수정했다.
제1008조는 "하느님의 제정에 의한 성품성사로써 그리스도교 신자들 중의 어떤 이들은 불멸의 인호가 새겨지고 거룩한 교역자들로 선임되어 각자 자기 계층에 따라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며 다스리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하느님의 백성을 사목하도록 축성되고 임명된다"이다.
그러나 교황은 이 조항에서 괄호 부분을 삭제했다. 그리고 "주교품이나 탁덕품에 세워진 이들은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행동할 사명과 권한을 부여받는다. 그러나 부제들은 전례의 말씀과 사랑의 봉사로 하느님 백성을 돌보는 힘을 받는다"는 내용을 제1009조 3항에 덧붙였다.
이는 새로운 조항을 신설한 것이 아니라 부제 직무(권한)를 명확히 구분한 것이다. 그동안 괄호 부분은 부제도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며 다스리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일부 서구교회에서는 성직자가 부족하다보니 부제 또는 종신부제가 말씀전례 위주로 공동체를 이끌어가며 본당 책임자를 자처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제1008조 수정은 부제 직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이 같은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성품은 주교품ㆍ탁덕품ㆍ부제품으로 이뤄져 있는데, 부제품은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행동할 사명과 권한이 없다.
또 혼인과 관련된 제1086조 1항 "두 사람 중 한편은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받았거나 이 교회에 수용되고 정식 행위로 떠나지 아니한 자이고, 상대편은 세례받지 아니한 자 사이의 혼인은 무효다"에서 `정식 행위로 떠나지 아니한 자` 부분을 삭제했다.
이는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교회로 돌아온 사람이 보다 쉽게 교회 혼인법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예컨대, 종교세를 납부하는 독일 신자가 세금 회피 목적으로 시민권에 `종교 없음` 표시를 했다가 나중에 교회로 돌아올 경우 그 사람은 서류상 `교회를 정식으로 떠난 자`로 남아 있기에 혼인성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반강제적 개종이 이뤄지는 이슬람 사회 등 특수한 환경에서 교회를 떠난 이가 돌아올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황은 "교회를 떠나는 정식 행위를 신학적, 교회법적으로 확정하거나 실질적으로 확인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사목적 문제를 야기한 조항"이라며 교회로 돌아오는 이들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기 위한 수정이라고 밝혔다. 이 수정 조항은 한국 가톨릭과 직접 연관이 없다.
교황은 세계 50개국 주교회의 의견수렴과 교황청 교회법평의회 논의를 거쳐 이 자의교서를 발표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