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에 있는 숙소 도무스 상떼 마르떼에서 4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성서위원회 두 번째 정기회의가 열렸다. 정기회의는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이자 성서위원회 위원장이신 굴리엘모 레바다 추기경님과 공동 집전하는 장엄한 미사로 시작됐다.
미사 후 지난 1년 동안 각자 준비한 과제 발표와 토론으로 회의가 시작되었는데, 위원 20명이 발표하고 의견을 나누는 데만 꼬박 하루 반이 걸렸다. 이어서 4개 소그룹으로 나눠 분과토의와 전체토의를 진행하면서 5년 준비 끝에 발표하게 될 성서위원회 문헌 목차를 확정한 것이 큰 성과였다.
문헌은 서론에 이어 제1부와 제2부, 그리고 결론으로 구성된다. 서론에서는 세계 주교대의원회의 제안 사항과 `성서의 영감과 진리`라는 주제를 다루는 취지를 언급할 것이다. 본론 첫째 부분인 제1부에서는 성서 말씀이 하느님으로부터 유래한다는 것과 진리성에 대해 언급하는 본문을 소개한다.
이 부분에서 모세오경과 예언서와 복음서 등 영감과 진리에 관해 증거하는 본문들을 선별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제2부에서는 하느님 말씀과 접촉할 때 느낄 수 있는 여러 관점을 소개하면서 믿는 이들의 공동체에서 하느님 말씀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일과 그에 따른 몇 가지 어려운 점, 하느님 말씀을 읽기 위한 새로운 전망들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결론으로 전체를 요약하면서 강생하신 말씀의 신비와 성사성에 관해 언급할 것이다.
정기회의 기간에는 전통적으로 교황님 알현 시간, 성서위원들과 신앙교리성에 속한 고위 성직자들을 초대하여 대접하는 로마 성서대학 만찬, 그리고 성서위원회 위원장 레바다 추기경님이 주최하시는 금요일 낮 만찬이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교황청 비밀문서고를 방문해 중요한 문서 몇 점을 직접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

▲ 교황청 성서위원회 위원 박영식(가톨릭대 총장) 신부가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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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역시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과 공동 집전하는 미사와 미사에 이은 개인 알현이었다. 역사적 순간은 4월 15일 아침 7시 30분이었다. 설레고 들뜬 마음으로 교황청 안에 있는 바오로경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게 되었는데, 경당에 이르는 모든 곳은 물론, 경당 내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곳을 둘러 보아도 빼어난 예술 작품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도 교황님 말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교황님 바로 앞에서 교황님 말씀을 귀담아 들을 수 있는 큰 영광을 누렸다는 것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체험이 아닐 수 없었다.
"참된 의미의 강론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말씀으로 입을 여신 교황님께서는 사도행전 5장 29절의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하다"는 베드로와 사도들의 말씀을 주석(註釋)하셨다. 해박한 세기적 학자이기도 하신 교황님께서는 하느님 말씀과 교의, 그리스 철학 등을 두루 언급하시며 사람은 하느님께 순종할 때 참된 자유를 누린다는 감동적인 말씀을 해 주셨다. 사람들보다 하느님께 순종하기 위해서는 참으로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께 순종하려는 뜻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셨다.
성하께서는 우리 삶에서 참으로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으로써 우리 이름이 하느님 이름 안에 기록되고 우리 실존이 참된 생명, 곧 영원한 생명과 사랑과 진리가 되기를 기도해 주셨다.
이튿날(16일)은 교황님의 83번째 생신이셨기에 위원들은 교황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드리는 기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성서위원회는 다음 정기회의를 2011년 5월 2~6일로 정하고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