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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성월 끝자락인 5월 2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4동성당 앞 도로.
화려한 필리핀 전통의상을 입은 여자 어린이와 꽃장식 아치를 손에 든 남자 어린이들이 거리 행진을 벌인다. `산타크루잔`(Santacruzan, 성스러운 십자가)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사람들이 앞장서고, 흰 드레스를 입고 천사 분장을 한 소녀 8명이 성모상을 호위하듯 뒤따라 행진한다.
이날 행사는 인천교구 부평4동본당(주임 현명수 신부)이 지역 내 필리핀계 다문화가정을 초청해 마련한 성모의 밤 퍼레이드. 본당 신자인 필리핀 출신 이주민 낸시 김ㆍ크리스틴ㆍ마리아씨 제안으로 필리핀 전통축제 형식의 성모의 밤을 마련했다.
필리핀에서는 성모성월인 5월 한 달 동안 `플로레스 데 마요 산타크루잔`(Flores de Mayo Santacruzan)이라는 동정마리아 축제를 펼치는데, 성모 마리아처럼 흰 옷을 입은 어린 소녀들이 꽃을 들고 거리로 나와 성모상을 따라 행진을 한다.
행사는 필리핀계 다문화가정 주민 70여명이 성당 주변 약 700m 거리에서 행렬을 벌인 뒤 본당 신자들과 함께 친교의 시간을 갖고 성모의 밤 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미사 중에는 필리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성모님을 찬미하는 노래와 율동을 선사했다.
화려하고 성대한 필리핀 전통 거리행렬을 지켜본 본당 신자와 주민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며 찬사를 보냈고, 필리핀 출신 이주민들은 오랜 만에 고국의 전통 축제를 즐기며 향수를 달랬다. 부평에 거주하는 필리핀계 다문화가정 모임 `다마얀`(Damayan) 회원들이 한 달 동안 축제의상과 꽃장식, 팻말을 비롯한 소품을 직접 만들어 행사를 지원했다.
현명수 신부는 "다문화가정은 언어나 문화는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엄연한 우리 가족이자 이웃"이라며 "그들이 하루 빨리 우리 사회에 정착해 살아갈 수 있게 감싸 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매열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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