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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울산대리구 방어진본당 어진노인대학 어르신들이 장터에서 판매할 묵주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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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구 울산대리구 방어진본당(주임 박상운 신부) 신자들은 요즘 본당 어르신들이 만든 천연비누며 수세미, 묵주팔찌 등을 구입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65~80살 어르신들로 구성된 본당 부설 어진노인대학 학생들이 지난 3월부터 학교 운영기금 마련을 위해 손수 만든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했기 때문. 어르신들은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매 주일 `잠깐만 둘러보고 가라`, `이번에 만든 비누는 향이 더욱 좋다`며 미사 참례를 마치고 돌아가는 신자들 팔을 잡는다.
상대적으로 높은 질과 낮은 가격에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어르신들은 신자들 호응에 힘입어 방어진성당뿐만 아니라 인근 꽃바위ㆍ성바오로성당에서도 장터를 열고 있다.
장터에서 판매되는 물건은 노인대학에 재학 중인 60여 명의 어르신들이 매주 금요일 10시 미사 후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한 생활용품과 성물 등이다. 어르신들이 지난 학기 동안 `만들기 프로그램`에서 수강한 과목은 진주 묵주팔찌ㆍ천연비누ㆍ친환경 수세미ㆍ휴대전화 고리ㆍ성화 목걸이 만들기 등 실로 다양하다.
노인대학이 이처럼 활성화될 수 있었던 데는 봉사자들의 숨은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50대 젊은이(?)들로 이뤄진 봉사자들은 다른 기관에서 실시하는 만들기 강의를 먼저 수강한 후 어르신들에게 강의 내용을 전수했다.
황길현(루치아) 노인대학장은 "어르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을 지양하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장터는 수업에 재미와 보람을 느낀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물건을 판매하고 싶다고 제안함에 따라 개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판매 수익금 일부를 노인대학 운영기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금액은 본당에서 실시하는 각종 행사에 지원금으로 내놓았다. 지원금은 전 신자 기차 성지순례, 초등부 여름성경학교, 중고등부 여름캠프, 본당 문학지 발간 등에 요긴하게 쓰였다.
어르신들의 이런 활동이 입소문이 나면서 노인대학 인기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본당 내 60대 초반 어르신들이 "노인대학 입학 기준에서 몇 살 적긴 하지만(?) 미리 들어갈 수 없냐"고 물어올 정도다.
어르신들은 판매 수익금을 꾸준히 모아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과 예수 성탄 대축일(12월 25일)에 전 신자들에게 맛있는 비빔밥을 대접할 계획이다.
이안발(마르코, 68) 학생회장은 "노인들은 본당에서 늘 도움만 받는 입장이었는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보람 있다"며 "본당에 보탬이 되는 좋은 일을 찾아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