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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삼천년기 복음화 주역은 아시아 교회
지구촌 인구의 2/3 거주... 필리핀 제외하면 가톨릭은 아직 소수 국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새 천년을 준비하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삼천년기를 교회가 의미 있게 살게 하고자 각 대륙의 특별 주교 시노드를 준비했다. 이에 아시아 주교들은 1998년 4월 18일부터 5월 14일까지 로마에 모여 시노드를 하면서 그 결과물인 건의안을 5월 12일 교황에게 제출했다.
시노드에 앞서 이미 특별 주교 시노드 사무처에서는 주교대의원회의 준비위원들과 아시아 신학자들과 협력해 발간한 시노드 의제 개요와 설문을 마련해 아시아 교회 전역 즉, 교구와 수도회 사제와 수도자ㆍ평신도ㆍ본당 공동체 등 모든 교회 조직에 보냈다. 특별 주교 시노드 사무처는 이를 토대로 「의안집」을 만들어 아시아 주교대의원회에 제시했다.
아시아 주교대의원회는 1998년 5월 12일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 특별 총회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교황에게 59개의 건의안을 제출했다. 교황은 이를 토대로 1999년 11월 6일 인도 뉴델리에서 아시아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를 발표했다.
아시아 주교시노드 후속 권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서 「제삼천년기」 38항에서 밝혔듯이 아시아에는 광대하고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존재한다. 아시아에서 가톨릭교회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언제나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아시아에 선포해야 한다. 아시아에는 지구촌 인구의 3분의 2가량이 살고 있다.
산업이 발전한 나라에서부터 저개발국에 이르기까지 경제적으로도 매우 큰 차이가 있다. 한국과 일본 등 민주주의 국가에서 중국ㆍ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까지 국가 체제 역시 다양하다. 특히 아시아의 특성인 종교성을 토대로 `의제 개요`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인류 역사에 알려진 가장 심오하고 정교한 종교와 철학ㆍ사회ㆍ언어 체계와 조직 가운데 어떤 것은 태곳적부터 아시아의 현인과 성인ㆍ선지자들에게서 비롯돼 생겨난 것이다"(의제 개요 2). 또 "유다교와 불교ㆍ힌두교ㆍ이슬람ㆍ유교ㆍ도교 등을 소개하면서 아시아의 고대 종교의 특성으로 조화와 친교ㆍ절대자에 대한 숭배 등을 특색으로 꼽는다"(의제 개요 3, 참조).
경제 격차 크고 국가 체제 다양
필리핀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가톨릭교회는 소수이다. 한국과 베트남ㆍ스리랑카ㆍ인도 일부 지역 교회는 소수이지만 활동은 매우 활발하다. 이라크와 태국ㆍ캄보디아 교회는 매우 적은 수의 신자가 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역시 소수 민족만이 교회에 속한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는 아직 종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팽배한 거대한 도시가 있으며, 캄보디아와 중국ㆍ북한 등은 무신론 사상이 퍼졌다. 교회가 완전히 존재하지 못하는 아프가니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도 아시아에 속한다.
아시아 특별 주교 시노드를 하기 전에 아시아 교회가 서로 잘 알지 못했던 세 개의 아시아를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FA BC)에 속한 교회들로, 파키스탄에서부터 일본 교회까지다. 중국은 정치적으로 배제된다. 둘째는 이란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서아시아까지의 중동 아시아다. 마지막은 구소련에서 독립된 중앙아시아로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ㆍ몽골 등이다.
1970년 교황 바오로 6세의 마닐라 방문으로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가 시작됐는데, FABC는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의 복음 선포에 매진했다. 특히 종교 간의 대화와 교회 토착화ㆍ선교를 우선적인 목적으로 연구하며 노력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의제 개요 33항 `복음화의 길`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주님과 함께 친교(기도)를 나누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며 대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혼합주의와 절충주의ㆍ그리스도교의 상대화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했다. 토착화 역시 "자신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표지가 되고, 선교의 유효한 도구가 되기 위한 본질적인 것"이다(의제 개요 33항).
중동 교회는 오래된 교회로 이슬람 이전에 있던 교회다. 중동 교회는 전례와 영성ㆍ신학ㆍ수도승ㆍ사목적 전통을 갖고 있으나 이주 현상과 전쟁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이슬람과 함께 지내왔으며, 때론 평화롭게 공존했지만 차별대우 즉, 회개와 결혼ㆍ사회적 지위 등에서 차별을 받으며 견뎌냈다고 주교대의원회 교부들은 말한다.
정치ㆍ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이들은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FABC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다양성 안에 일치를 실현하면서 그들의 생동감과 쇄신을 격려하고 있다.
종교간 대화, 교회 토착화 주력
셋째는 구소련에서 독립한 교회다. 구소련 시절에는 러시아 동방교회가 존재했지만, 독립 후 자취를 감췄으며 대부분은 이슬람이다. 독일과 폴란드ㆍ우크라이나에서 온 소수의 가톨릭 신자들이 있을 뿐이다. 이들 성좌는 프랑스와 이탈리아ㆍ스페인ㆍ아일랜드 선교사들에 의해 가톨릭 공동체를 조직했다. 이들이 FABC에 참여하도록 돕고 있으며, 이들에게 귀 기울이고 있다.
정리=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염수정 주교(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