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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7일 지하 700m에서 배달된 `깜짝 선물`을 받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선물은 칠레 산호세 광산 700m 지하에서 두 달 넘게 사투를 벌이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매몰 광부 33명이 각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보내온 칠레 국기다.
세계 가톨릭 언론인회의 참석차 바티칸을 방문한 칠레 언론인들로부터 국기를 전달받은 교황은 감격스런 표정으로 그들의 서명을 살펴본 후 "구조가 임박했다는 게 사실이냐? 광산 붕괴사고 소식을 들은 그날부터 그들의 무사생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매몰 광부의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미사에서 `남아메리카의 어머니` 과달루페 성모와 묵주가 담긴 상자를 펴들고 있는 광부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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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기는 매몰 광부 클라우디오 야네즈씨 부인의 아이디어로 바티칸까지 배달될 수 있었다. 그의 부인은 물과 비상식량을 공급하는 수송관으로 국기를 내려 보냈다. 매몰 광부들은 국기에 각자 서명한 후 "33명은 모두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적어 올려 보냈다.
부인은 며칠 후 국기 하나를 또 내려 보냈다. 온 국민이 응원하고 있으니 구조되는 순간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버티라는 뜻이었다. 이 두 번째 국기는 붕괴된 광산이 있는 코피아포교구 매스컴위원회 임원을 거쳐 교황에게 전달됐다.
한편, 교황은 이날 바티칸 주재 신임 칠레대사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칠레 국민들은 지난 2월 발생한 지진참사와 8월 초에 일어난 광산 붕괴사고의 어려움을 굳센 신앙과 믿음으로 이겨내고 있다"며 "지금 국민들 마음속에 있는 그 신앙과 믿음이야말로 칠레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요구되는 가치"라고 말했다.

▲ 칠레 매몰 광부 33명이 서명한 국기를 전달받고 감격스러워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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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또 칠레 독립 200주년(9월 18일)을 경축하고 "가톨릭 신앙이 칠레 역사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교회가 가르치는 윤리와 가치가 칠레 국민들이 고난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현재 매몰 광부들은 구조용 터널파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곧 구조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조작업은 그들이 머물고 있는 대피소까지 지름 60∼70㎝ 수직갱도를 뚫은 뒤 구조캡슐로 생존자들을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생존자들에게 내려 보낸 비상물품 중에는 교황이 축성한 묵주도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