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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철학, 오은수는 하느님 앞에 한점 부끄럼 없이 진실만을 말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 신부와 오 수녀가 선서를 하면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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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된 후 여기저기에 좋은 친구가 생기고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났어요. 처자식이 딸려있었으면 하지 못했을 취미생활도 많이 할 수 있고요. 주님과 함께하니 늘 기쁜 마음으로 살죠. 사제생활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고 즐겁답니다."
7일 서울 삼성산성당 강당에서 열린 `신부님, 수녀님과 톡톡톡!` 시간. 사제생활의 기쁨을 묻는 한 신자 질문에 이철학 주임신부의 긴대답이 이어졌다.
`신부님, 수녀님과 톡톡톡!`은 삼성산본당이 설정 18주년을 맞아 마련한 본당 주간행사(6~10일) 중 하나로 주임신부ㆍ수녀와 신자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였다. 신자들의 갖가지 질문과 이 신부와 오은수(미카엘라) 수녀의 솔직한 답변이 오갔던 이날 만남은 지루할 틈 없이 두 시간 가량 이어졌다.
이날 대화는 이 신부와 오 수녀가 성경에 손을 얹고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하면서 시작됐다. 학창 시절 제일 낮았던 등수를 묻는 질문에 오 수녀는 "하도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사회자 권영현(요한 사도)씨에게 "여기는 청문회장이 아니다"는 장난기 넘치는 핀잔을 들었다.
이 신부는 "신학교에서 영어를 낙제해 재수강을 한 적이 있다"면서 "대학 입학시험 때도 영어는 아는 게 없어 30분 만에 풀고 나머지 60분은 묵상(?)을 했다"고 솔직하게 대답해 웃음바다가 됐다.
신자들은 이 신부와 오 수녀가 당혹스런 질문에 답변을 머뭇거릴 때마다 "성경에 손을 얹고 한 맹세를 생각하세요!"하고 외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좋아했던 마지막 이성을 묻는 질문에 이 신부는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닦기도 했다.
이 신부는 "신학교 입학 전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할 때 짝사랑한 동료 교사가 있었는데 그만 수녀원에 들어갔다"며 "그 뒤로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생활이 행복해 이성에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본당이 가난한 이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은 적극적으로 하는 반면 마음이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은 적은 것 같다는 신자들 지적도 나왔다.
오 수녀는 "신자들이 제가 바쁘다고 오해를 하는지,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면서 "사실 바쁘지 않으니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찾아오거나 전화를 주면 언제든 반갑게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앞으로 신자들이 찾아오길 기다리기보다 먼저 찾아가는 사목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만남은 1분 이상 웃음이 끊긴 적이 없을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옥선(베네딕타)씨는 "신부님과 수녀님께서 그동안 살아오신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주셔서 정말 재밌었다"면서 "두 분이 한결 가깝고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삼성산본당은 본당 주간행사기간에 성경암송대회, 축하음악회, 어린이 퀴즈게임잔치, 한마음운동회 등 무려 22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신자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