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도하고 활동하는 환경사도직단체는 창조질서 보전 활동의 체험나눔과 정보교환의 터전이 될 수 있다.
본당 내의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운동`을 활성화하여 아나바다 장터를 상시 운영할 수도 있다.
사진은 아나바다 상설 매장인 서울 강북구 사랑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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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조물의 평화를 위해 가정에서부터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바구니 사용하기 △음식물 남겨 버리지 않기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생명의 밥상 차리기 등과 같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생태적 실천들도 기도와 함께할 때 `봉헌`이 될 수 있다.
신자들의 창조질서 보전 활동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본당 공동체이다. 그러나 본당 사목평의회의 환경 관련 분과 조직률은 미미하다. 환경분과를 설치하지 않은 본당은 조속히 조직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신자들의 환경사도직단체는 `아래로부터의` 조직이다.
△주일미사에 승용차를 이용하기보다 성당에 묵주기도하면서 걸어 다니기 △교리실과 회합실 전기코드 뽑아 두기 △에너지 고효율 전등 사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등 할 수 있는 일들은 참으로 많다.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 그리고 자연 사랑은 분리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동일한 사랑의 세 가지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이제부터라도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사람과 자연에 대해 행해지는 불의와 폭력을 종식시킴으로써 하느님과 화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면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지도록 생태적 고해성사를 실천해야 한다.
각 교구는 환경사목 전담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 또 전담기구 책임 사제들이 교구의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 조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일학교 교육과정, 예비신자 교리교육 과정에도 창조질서 회복에 관한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사회에서의 실천
신자들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생태 사도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막중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신자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가톨릭 사회교리를 배워야 하며,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늘 염려해야 한다. 신자 공무원들도 생태계 파괴로 국민 삶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살피면서,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투철하게 바로 설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 시대의 최대 관심사가 생태계 위기이고, 그에 대한 극복이라고 한다면, 교
육이 감당해야 할 몫은 지대하다. 가톨릭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종사하는 가톨릭 교육자들은 창조질서 회복 교육의 선봉이라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
기업 생산활동은 생태계 파괴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기업가들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준수하고, 자연파괴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신자 기업가들은 가톨릭 경제윤리를 숙지하고, 사회교리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농업인들도 생명농업을 통해 하느님 창조사업의 일꾼이 된다는 소명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음식점을 비롯해 숙박업소와 세탁소 그리고 미용실과 이발소 등은 특히 환경문제에 민감한 업종이다. 버려지는 음식물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물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처럼, 조금만 신경을 쓰면 생태계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종교인들의 상호 협력도 중요하다. 모든 종교를 관통하는 공통 관심사는 생명의 가치, 생명존중 사상, 그리고 평화이다. 이런 가치들을 위해서는 같은 목표 아래 모일 수 있다.
▶맺는 말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모든 시대에 걸쳐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사목헌장」 4항)고 가르치고 있다.
오늘날 지구적 차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창조질서 파괴는 부정할 수 없는 이 시대의 분명한 징표 중의 하나이다. 교회는 이 문제를 탐구하고 복음의 빛으로 해석해야 할 사명을 지닌다. 이 문제는 잡다한 주변적 관심사 중의 하나일 수 없다. 구원사업을 위한 핵심적 요소이다.
우리 노력은 그리스도교의 영성적 원천인 희망에 근거해야 한다. 현실이 절망적으로 보일지라도, 그리스도인은 희망을 잃지 않고 구체적 실천을 통해 희망을 현실화해야 한다.
정리=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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