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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리공소 축복 100주년 기념식에 참가한 신자들이 김지석 주교 축사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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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오늘 열린 대안리공소 축복식에서 뮈텔 주교와 신자들이 바라본 하늘은 어떤 색이었을까.
원주교구 흥업본당 대안리공소는 공소 축복 100주년을 맞아 12일 원주시 흥업면 현지에서 교구장 김지석 주교와 신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축하식을 가졌다. 100년 전 축복식 당시 날씨는 알 수 없지만, 100주년 축하식 전날 온 비 덕분에 이날 하늘은 청명함 그 자체였다.
공소 축복 100년을 맞는 교우들 감회는 남달랐다. 유아세례를 받고 평생 대안리공소에서 신앙생활을 한 김대흠(바오로, 83) 할아버지는 "산에서 캐다 공소에 심은 조그만 묘목이 거목으로 성장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흐르고 변했다"며 "이렇게 한곳에서 긴 시간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대안리공소는 신유박해를 피해 덕가산 기슭에 숨어 살던 신자들이 박해가 끝난 후 이주해 교우촌을 형성하면서 1892년 5월께 설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대교구장 뮈텔 주교의 사목일기에는 1910년 11월 9~12일 이곳에 머물면서 공소 축복식을 가졌다는 기록이 있다.
1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공소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지휘소로 사용됐고, 전쟁 후에는 미군의 구호물자 배급소로 쓰이는 풍파를 겪기도 했다. 신자가 늘어나면서 4칸으로 지어진 공소 건물을 1960년 6칸으로 증축하고 초가지붕을 기와지붕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했다.
이후 크고 작은 내ㆍ외부 보수공사로 100년 전 축복 당시 공소는 원형이 많이 손상됐다. 한종범(스테파노) 공소회장은 "오랜 세월 신앙의 못자리였던 공소가 본래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가 복원이 절실하다"며 "공소 축복 100주년이 원주시와 문화재청, 신자들이 공소 본래 모습을 되찾는 데 힘을 모으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석 주교는 "1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곳에서 태어나고 주님 곁으로 돌아간 많은 선조들이 신앙으로 공소를 지켜왔다"며 "신앙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준 선조들에게 감사드리며, 이 귀중한 유산을 후손에게 전해주는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안리공소는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한옥 건물이라는 가치를 인정 받아 2004년 등록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됐다. 현재 32가구 93명의 신자가 공소예절을 하며, 신앙의 터전을 지키고 있다.
한편 이날 축하식에서는 대안리공소 교육관 축복식도 함께 열렸다. 연면적 132.7㎡의 교육관은 1층에 화장실과 창고, 2층에 교육실, 주방 등을 갖췄다. 공소 교우는 물론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