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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발렌티나, 73, 서울 삼성동본당)씨는 지난 8개월간 `앉으나 서나` 묵주기도뿐이었다. 밥먹을 때도, 친구들을 만날 때도 손에서 묵주를 놓지 않았고 잠들기 전까지도 중얼중얼 기도를 바쳤다. 꿈에서도 묵주기도를 바쳤을 정도다.
그렇게 이씨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바친 묵주기도는 10만 7090단. 아침 6시 눈을 떠서 새벽 1시까지 기도에 매달린 결과다.
"본당 설립 10주년을 맞아 신자들이 묵주기도 100만 단 바치기 운동을 했거든요. 이참에 마음먹고 성모님께 매달려보자는 생각으로 기도하게 된 게 이렇게 됐네요."
이씨는 "평생 이렇게 많이 기도를 바쳐 본 적이 없다"면서 "기도할 때는 몰랐는데 막상 이렇게 숫자를 세고 보니 나조차도 놀랍다"고 말했다. 이씨는 본당 신자 전체가 바친 묵주기도 115만 단 중에 1/10을 혼자서 바친 셈이다. 이씨는 12월 26일 교중미사 중에 모범상을 받았다.
이씨는 오랫동안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며 평소에도 수십 단씩 꾸준히 묵주기도를 바쳤다. 그러다 100만 단 바치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기도 한번 원없이 해보자`고 다짐했다. 처음엔 하루 200~300단씩 바친 기도가 탄력이 붙어 400~500단으로 늘었다. 운동하는 시간도 아까워 매일 가던 헬스 클럽도 이틀에 한 번 꼴로 갔다.
그가 하루 몇 백 단씩 바치던 기도가 11월 들어선 1000단이 넘어섰다. 큰아들이 위암 판정을 받았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고난 뒤로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밤이 새도록 묵주기도에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기도할 때면 모든 걱정을 잊어버릴 수 있었다"며 "다행히 아들이 위암 초기였고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는데 모든 게 기도덕분인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기도를 바치면서 숫자를 세느라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 마음 편히 기도를 바치게 돼 기쁘다"면서 "기도를 바치다 보면 하느님께서 뜻하지 않게 베풀어주시는 은총을 체험하기 때문에 기도를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