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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류동 본당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오류동역 주변에서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주워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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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낮 12시 20분께.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전철 1호선 오류동역 앞에 `집게부대`가 나타났다.
서울 오류동본당(주임 이재룡 신부) 레지오마리애 단원들이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역 주변 청소에 나선 것.
2월 첫째 주일(6일) 당번인 평화의 모후 쁘레시디움 단원 7명은 역 광장과 주변을 누비며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주워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쓰레기가 더 많았다.
오류동본당 가르멜산의 동정 성마리아 꾸리아와 복되신 동정녀 꾸리아 소속 29개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2009년부터 환경미화원들이 쉬는 주일에 한 팀씩 교대로 역 주변을 청소하는 `클린 오류동역` 활동을 하고 있다. 교중미사를 봉헌한 후 점심식사도 미루고 한 시간 넘게 쓰레기를 줍다 보면 허리가 아프고 팔다리가 저려온다. 하지만 20대부터 60ㆍ70대 어르신까지 모든 단원들이 내 집 청소하듯 열심히 참여한다.
`오류동성당`이라고 적힌 빨간 조끼를 입고 역 주변을 청소하는 일은 분명 선교의 일환이다. 그러나 행인들에게 선교 리플릿을 나눠주거나 성당에 나오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그냥 묵묵히 쓰레기를 주워 담을 뿐이다.
본체만체 그냥 무심코 지나가는 행인들이 대부분이지만, "좋은 일 하십니다", "수고 많으십니다"하고 인사를 하거나 음료수를 건네는 이들도 더러 있다.
평화의 모후 쁘레시디움 임영택(아브라함) 단장은 "역 주변을 청소하면서 이웃에 대한 봉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며 "클린 오류동역 활동은 지역사회에서 가톨릭 이미지를 높이는 간접선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