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커피향 그윽한 이냐시오 카페를 아시나요?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자리… 지역주민 만남의 장소로 각광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이냐시오 카페 커피 맛은 봉사자 손 맛에서 나온다.
카페 매니저 고마리아씨가 구수한 향의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고 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구수한 커피 향이 코끝을 휘감는다.

 앞치마를 두른 이들이 케냐, 에티오피아, 콜럼비아 등 먼 이국(異國)에서 들어온 커피 원두를 볶고 있다. 볶은 원두는 고스란히 분쇄기에 들어가 고운 입자의 가루가 된다.

 서울 마포구 신수동 예수회센터 1층에 있는 `이냐시오 카페`를 찾으면 이같은 과정을 거쳐 정성껏 내린 핸드드립 커피를 단돈 2000원에 맛볼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질을 얕봐서는 안 된다. 웬만한 커피 전문점에서는 갑절은 줘야 마실 수 있는 귀한 커피다. 기계로 높은 압력을 가해 수십 초 만에 커피성분을 뽑아내는 에스프레소가 `빠른` 커피라면 핸드드립 커피는 말 그대로 손으로 주전자물을 부어 추출해 마시는 `느린` 커피다.

 게다가 이곳 카페에서는 일일이 손으로 곰팡이가 핀 원두를 골라낸다. 워낙 꼼꼼하게 골라내다 보니 사온 원두의 20를 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이처럼 까다로운 심사 덕에 커피 맛은 일품이다. 입소문을 듣고 지방에서 오는 고객들이 생겼을 정도다.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손우배(예수회) 신부는 "싼값에 좋은 커피를 팔다 보니 남는 게 없다"고 웃어 보인다.

 이냐시오 카페에서 커피를 만드는 80명은 모두 봉사자다. 아무도 월급을 받지 않는다. 그저 커피가 좋고, 사람이 좋아 모인 사람들이다. 하루 3교대로 팀을 나눠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커피를 만든다. 게다가 연중무휴다. 공휴일이나 일요일에도 커피 마시고 싶은 이들을 위한 배려다.

 예수회 바리스타로 통했던 최대제(미국 교포사목) 신부에게 커피 강습을 받은 덕에 커피를 내리는 실력이 수준급이다. 특히 이들은 카페 개점을 앞둔 5개월간 집중 교육을 받으며 `특별훈련`을 받았다.

 카페 매니저 고마리아씨는 "제가 만든 음료를 마시는 모든 사람에게 축복이 내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음료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들이 봉사에 열심인 것은 카페 운영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손 신부는 이 카페의 운영 이유를 `나눔`에서 찾았다. 손 신부는 "예수회센터를 이용하는 수도자와 신자뿐 아니라 지역주민, 서강대 학생들에게 쉬어가는 공간을 제공하려 만들었다"고 말했다.

 질 좋은 원두를 쓰면서도 값을 낮춰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구나 편히 올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곳 카페에는 커피뿐 아니라 세미나실도 인기다. 예약제로 제공되는 세미나실은 성서모임 혹은 대학교 과제모임 단골 장소로 쓰인다. 1주일 넘게 예약이 꽉 차있는 경우도 많다. 또 카페 한 편에는 작은 무대가 있어 누구나 올라 실력을 뽐낼 수 있어서 인기다.

 카페 측은 오는 3월 5일 `청년토크`라는 이름으로 청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예수회 사제ㆍ수사들과 함께 각종 사회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카페 측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이런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참가비는 커피 한 잔 값이면 충분하다.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02-2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0. 21

콜로 1장 13절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