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티칸시티=CNS】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은 복잡한 정치 종교적 원인에 의한 것이어서 유다인 일반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자신의 최근 저서 「나자렛 예수」 하권에서 밝혔다. 교황은 또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라는 복음서 대목의 말을 유다인들에 대한 저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바티칸은 10일 「나자렛 예수」 하권의 공식 출판 기념식을 갖기에 앞서 2일 새 책 일부분을 언론에 배포했다. 하권의 정식 이름은 「나자렛 예수. 성주간 : 예루살렘 입성에서 부활까지」(사진)로,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활 마지막 단계를 그리고 있다.
교황은 이 책 제7장에서 본시오 빌라도 앞 예수의 재판을 검토한다. 복음서들에서 빌라도는 실제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인물로 그려진다고 본 교황은 빌라도는 예수가 로마 제국의 질서에 위협이 되지 않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고발자들의 압력이라는 정치적 현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예수의 재판과 단죄가 진리와 권력 간의 고전적 충돌이었다고 밝힌 교황은 빌라도가 제기한 질문은 근대 정치에서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면서 진리를 하찮게 여길 때 정의는 변화하는 의견들과 권력 로비의 볼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빌라도는 자신이 로마 제국의 법과 시민 사회의 평화를 수호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볼 때 진리를 존중하지 않고서는 결코 평화가 확립될 수 없다는 것이 훗날 드러났다고 교황은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