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강이 어우러진 강원도 춘천 일대는 인기 있는 관광명소지만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춘천교구 강촌본당 광판 공소 신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 본당 신자의 8~90를 차지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제대로 된 난방장치 하나 없는 차가운 냉방에서 매주 일요일 저녁 꽁꽁 언 손과 발을 비벼가며 미사를 봉헌해야만 했다. 1973년 완공된 공소 건물의 낙후된 지붕 위로는 비가 샜고, 바닥에는 금이 갔지만 일주일 헌금이 5~6만원에 그치는 공소 재정으로 보수공사는 언감생심이었다. 지난 1월 30일,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가 폭설을 뚫고 공소에 들러 미사를 봉헌할 때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60명 남짓한 연로한 신자들은 지붕과 출입문, 창문과 바닥으로 스며드는 한기를 온 몸으로 견디며 미사를 봉헌해야만 했다.
그로부터 약 40일 후 공소가 설립된 1958년부터 지금까지 53년간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비가 새면 비가 새는 대로 힘겹게 신앙생활을 이어가야만 했던 강원도 산골마을 광판공소에 삽을 든 천사들이 나타났다. 광판공소의 딱한 사정을 들은 서울 신내동본당 신자들이었다. 보수공사는 3월 11~13일 사흘간 진행됐다.
“본당 주임 이기우 신부님을 통해 광판공소 소식을 듣게 됐어요. 우리가 크게 가진 것은 없지만, 건물을 짓고 보수하는 재능을 기부해 공소 신자들을 돕자고 뜻을 모았지요.”
서울 신내동본당 하태용(미카엘) 시설분과장은 “시설분과가 인테리어, 도장, 섀시, 철물, 목공, 실리콘 작업 등 건설에 필요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고, 신내동본당 신자들도 선뜻 주머니를 털어 1000만원 상당의 보수공사 비용을 대줬다”면서 “신내동본당 모든 신자들이 한 마음으로 광판 공소 보수를 도왔다”고 말했다.
유인상(야고보) 광판공소 회장은 “1시간 되는 거리를 걸어서라도 미사를 봉헌하러 올만큼 이곳 신자들의 신심이 뜨겁지만, 공소 건물이 너무 낙후돼 늘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는데 이번 기회에 공소 새 단장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공소 사목을 돕고 있는 이선호(요한) 선교사는 “공소를 새로 짓는 과정에서 몇몇 쉬는 교우들이 일손을 거들기 위해 공소로 돌아오기도 했다”면서 “서울 신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이곳 광판 공소를 마치 초대교회의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어 준 것 같다”며 기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