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모든 서류 컴퓨터로 작성해 관리
본당 공지사항을 인터넷 카페에서 확인하고 회의는 PPT(파워포인트)로 진행한다? 종이 주보와 종이 유인물에 익숙한 중장년층 신자들에게 정보화 물결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서울 잠원동본당(주임 염수의 신부) 중장년층 신자들의 정보화 지수는 인터넷 세대에 뒤지지 않는다. 사목회 박원순(에우제니오 54) 기획분과장은 현재 자필 서명이 필요한 일부 문서를 제외하고 본당의 모든 서류는 컴퓨터로 작성 관리된다 고 밝혔다.
본당 사목위원과 단체장들은 회의록 교우수첩 명단 연도대회 진행안 경비 예산안 등도 온라인 자료실(웹하드)에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다. 2009년 부임한 염수의 신부가 사목표어로 본당 정보화 를 내걸고 심혈을 기울인 덕분이다.
소프트웨어 시스템 구축작업은 IT 특보 로 임명된 이강표(빅토리노 33)씨가 맡았다.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씨는 온라인 자료실 개설부터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서를 만드는 등 인프라 구축을 전담했다.
문서 웹하드 관리도 그의 아이디어다. 웹하드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관계자들이 공동관리할 수 있고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나 열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종이와 달리 시간이 지나도 손상이 없다.
본당 정보화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나이였다. 박원순 기획분과장은 본당 실무를 맡은 분과장 대부분은 처음에 문서 작성은 커녕 컴퓨터 켜는 것조차 익숙치 않았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목위원들은 전문강사를 초빙해 컴퓨터 교육을 따로 받았다. 덕분에 지금은 회의용 PPT를 만드는 데 30분이면 될 만큼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컴퓨터 못하면 분과장 못한다 는 말이 돌 정도다.
이들은 또 그동안 배운 내용을 본당 컴퓨터실에서 신자들에게 전하는 교육나눔 을 실시 중이다.
이로 인해 신자들간의 소통이 몰라보게 활발해졌다. 남상미(엘리사벳 61) 홍보분과장은 신자들이 사소한 일이라도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올리고 댓글을 주고받으며 대화한다 며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본당 이 돼가는 것 같다 고 말했다.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잠원동본당 정보화에 자극을 받은 12지구 본당 사목위원들이 지구 회의에 종이서류 대신 PPT 파일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잠원동본당의 정보화 물결이 12지구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