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흥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 ‘빛이 있으라’가 주제 그대로 진정한 빛을 발하게 됐다.
시흥동본당(주임 주수욱 신부)는 20일 오전 11시 성당 유리화 복원식을 봉헌했다.
1979년 완성된 유리화는 고 이남규(루카·1931~1983) 화백의 작품이다. 블록 유리에 달드베르 기법으로 작업된 작품은 ‘빛이 있으라’를 주제로 만들어졌다. 작품은 엄청난 규모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가로 2100㎝, 세로 600㎝로 21개의 창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한 벽면을 이루고 있다. 당시 단일 유리화 작품으로는 동양 최대 크기였다.
하지만 작품은 완성 이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시련을 겪어야 했다. 성당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2층에 성가대석을 만들면서 작품은 훼손됐다. 빛을 발산할 수 없는 작품은 그저 창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본당에 부임한 주수욱 신부는 이런 안타까운 광경을 보고 유리화 복원을 추진했다.
어린 시절 혜화동성당에서 이남규 화백의 유리화를 접하며 성장한 주 신부는 “빛의 성전인데 오히려 빛을 잃어버리고 작품도 어둠 속에 갇혀 있는 듯 보였다”며 “하느님의 섭리 안에 이제는 부활의 영광을 맞이하며 이 지역과 세상을 밝게 비추는 작품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발 논리에 의해 성미술품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시흥동성당 유리화 복원은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남규 화백의 부인 조후종(아녜스) 여사는 “30여년 만에 와서 봐도 작품이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라며 “작품이 복원되어 너무 기쁘고, 다른 작품들도 원래 모습이 훼손되지 않고 남겨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복원 축하 미사에는 1979년 주임사제였던 이문주 신부와 이남규 화백의 딸 이윤주(마리아), 사위 박정석(미카엘)씨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