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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광장동본당(주임 박근태 신부) 신자들이 정약종의 「주교요지(主敎要旨)」 필사를 시작했다.
「주교요지」는 순교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 1760∼1801)이 한문을 모르는 신자들을 위해 천주교 교리를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쓴 최초 한글 교리서다. 성경 필사와 달리 교리서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주교요지」 필사는 이례적이다.
이번 필사는 현대인들 신앙 약화라는 문제의 답을 고전에서 찾자는 취지다. 박근태 신부는 "한국교회는 1980년대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신자들 믿음은 그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단지 사회활동의 하나로 이해하고 참여한다"고 지적했다.
박 신부는 "유교사상이 절대적이던 18세기에 순교자들이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었던 것은 「주교요지」 등 교리서적을 통해 신앙심을 굳건히 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의가 아닌 필사 형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 박 신부는 "스스로 납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깊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본당은 「주교요지」 상권을 500부 인쇄해 배포했다. 책이 금세 바닥나 더 인쇄해 나눠줄 계획이다. 「주교요지」는 본래 상ㆍ하권 2권인데, 본당은 하권 필사운동도 준비 중이다.
본당은 오는 성주간에 필사 노트를 제출한 신자들에게는 소정의 선물을 증정한다. 또 대림시기에 정약종 아들 정하상(바오로)의 「상재상서(上宰相書)」도 필사할 예정이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