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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동본당 선교단원들이 19일 방화동 시민들에게 천주교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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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항동성당에서 나왔습니다."
19일 오후,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울 방화동 방신시장 골목에 `천주교 공항동성당`이라는 글씨가 또렷하게 새겨진 노란 어깨띠를 두른 이들이 나타났다.
공항동본당(주임 전경표 신부) 거리선교단 단원인 이들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상인과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며 성당 전화번호와 누리방 주소가 적혀 있는 휴지와 볼펜, 천주교 안내 소책자를 건넸다.
사실 본당 차원의 거리 선교는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주인공이 공항동본당 신자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항동본당은 1966년 설립 이후 2008년까지 42년 동안 선교운동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신자들은 언제 마지막으로 선교를 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였다. 김근선(가타리나) 사목부회장은 "10여 년 전 신자들끼리 거리선교를 한 번 한 적이 있었는데 흐지부지 끝났다"며 "그 뒤로는 이렇다 할 선교운동을 해 본 적이 없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선교활동에 소극적인 탓만은 아니었겠지만 본당 복음화율은 교구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선교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공항동본당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2008년 전경표 신부가 부임하면서부터다.
전 신부는 사목 최우선 과제를 `선교`로 삼고 거리선교를 비롯한 장기 선교 계획을 수립했다. 처음 전 신부가 거리선교를 제안했을 때만 해도 선교가 마냥 낯설었던 신자들은 "여태 잘 살아왔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해봤자 별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 신부가 5개월 동안 전 신자 가정 방문을 통해 신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선교의 중요성을 알리고, 2009년 3월에는 700명 세례를 목표로 준비ㆍ실행ㆍ총력ㆍ결실로 이뤄진 체계적인 선교운동에 돌입하면서 하나 둘 동참하는 신자들이 늘어났다.
전 신부와 보좌신부, 수녀들은 신자들과 함께 거리선교에 나서며 처음 선교를 해보는 신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전철역 주변, 시장골목에는 어김 없이 본당 신자들이 있었다. 많을 때는 동시에 20곳에서 거리선교를 펼쳤다.
전 신부는 "모르는 사람과 맞닥뜨려야 하는 거리선교를 신자들끼리만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신부와 수녀가 거리선교에 앞장선다면 신자들이 편한 마음으로 자신감을 갖고 선교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거리선교는 단순히 "성당 다니세요"라고 말하고 홍보물을 나눠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선교 대상자에게 종교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지 작성을 요청하고 연락처를 받아 조금이라도 호의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꾸준히 전화로 예비신자반 등록을 권유했다.
거리선교를 마친 후에는 평가회의를 열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다음 선교 계획을 세웠다. 2년 동안 부지런히 시장과 상가, 초등학교 주변까지 누비며 천주교를 알렸다. 이제 동네에서 `공항동성당`과 `천주교`를 모르는 주민이 거의 없을 정도다.
거리선교에 함께하지 못하는 신자들은 24시간 고리기도, 묵주기도 100만 단 봉헌 운동 등에 적극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신자들의 열정과 노력은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2009년 한해에만 245명(유아세례 제외)이 세례를 받은 것을 비롯해 2년 간 465명이 하느님 자녀로 거듭났다.
수 년째 제자리 걸음을 했던 복음화율은 2008년 6.2에서 3년 만에 7.9로 훌쩍 뛰어올랐다. 지난 1월에는 신자 20여 명으로 구성된 공항동성당 선교단이 출범해 선교운동에 날개를 달았다.
선교단원 이춘영(엘리사벳)씨는 "처음에는 선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신부님이 옆에 듬직하게 계셔주셔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며 "이제는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일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전 신부는 "단순히 선교를 통한 본당 신자 수 증가에만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면서 "천주교를 몰랐던 사람들이 천주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공항동성당을 알게 된다면 그 자체로 큰 성과"라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