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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며 생활 속에서 절제와 회개를 실천하는 사순시기. 그러나 `회개` `절제` 같은 단어가 막막하게 느껴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에 동참하는 게 멀게만 느껴진다면, 서울대교구 사제들이 내놓은 판공성사 공동보속을 참고해 보자. 참회와 희생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옆사람 돌아보기
"성찬공동체의 기본단위가 되는 식탁공동체(가정)의 식사자리는 신앙적으로도 중요한 자리다."
중계동본당 김종호 보좌신부는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를 보속으로 제시했다. 그는 식구가 함께 식사하는 게 특별한 행사가 돼버린 세태가 안타깝다며, 식탁 대화가 신앙 활성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척동본당 남학현 주임신부는 보속으로 `가족, 친지, 이웃에게 안부 전하기`를 골랐다. 남 신부는 "부모 형제간에 쌓인 오해가 있다면 풀고,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했으면 바란다"고 말했혔다.
▶말씀으로 돌아가기
길음동본당 김중광 주임신부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가장 잘 표현한 복음"이라며 루카복음 통독을 권했다. 그는 "최후의 만찬에서부터 고난받고 돌아가시는 과정이 가장 상세하게 서술돼 있어 특히 사순시기 묵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고보서를 선정한 방이동본당 이태석 주임신부는 "믿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 2,17)라는 구절을 언급하고, 사순정신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겼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생활 절제하기
`술, 담배를 비롯한 기호식품 끊기`를 보속으로 내놓은 사목자들도 많다. 천호동본당 송재남 주임신부는 "제일 즐기는 것을 끊는 것이 가장 어려운 만큼 절제의 정신에 잘 부합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TV 끊기를 강조한 송 신부는 "생각과 삶의 주체성이 TV에 좌지우지되는 사람이 많다. 사순시기만이라도 자신을 찾고 묵상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척동본당 남학현 주임신부는 "자연이 파괴되는 현실을 의식적으로 일깨우고 실천하기 위해서"라며 일회용품 사용 자제도 공동 보속으로 제시했다.
▶나누고 베풀기
자선 실천을 강조하는 본당들도 있다. 구로1동본당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함께 관람하며 `베푸는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금호동본당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금할 것을 권하며 `3일간 하루 1만 원 이상`을 목표로 정했다. 송경섭 주임신부는 "실제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 수치를 정했다"며 "신자들이 예수님께 하루에 한 끼씩, 사흘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흑석동본당은 초등부 학생들에게 `착한 일 3회`라는 보속을 주기도 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