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를 기억합니다. 당신을 기억합니다.’
지난 3월 31일, 서울대교구 문정2동본당(주임 송우석 신부) 공동체에서는 하느님 곁으로 떠나간 이들을 위한 기도(연도)와 분향이 한창이다. 본당은 매월 한 차례 공동체 식구들이 성당에 모여 연도제를 열고 망자를 위한 연도에 참여하고 있다.
제대 위 게시판에 모셔진 1000여 개의 위패에는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빼곡히 올라있다.
주임 송우석 신부는 “우리는 기일이나 위령성월에 잠깐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지만 연도제를 통해 그들을 한 번쯤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특히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연도제가 부모님에 대한 효성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위패 중에는 신자들의 가족·친지는 물론, 낙태, 천안함·연평도 사건, 일본 지진 피해자 등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이들의 이름이 함께 올라가 있다.
연령회장 장윤화(비아)씨는 “함께 모여 연도를 바치며 내 가족, 친지 외에 친구, 이웃의 부모까지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연도를 신청했던 가족들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함께 자신의 가족을 위해 기도해준다는 사실에 위안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2008년 시작해 3년째 접어든 연도제는 본당 신자뿐만 아니라 타 본당 신자 및 냉담교우들에게도 호응이 높다.
장례가 끝난 뒤, 서로 눈인사 정도만 주고받던 서먹함에서 벗어나 매달 찾아와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많은 이들이 연도를 더욱 친숙하게 느끼게 됐다.
이날 연도에 참여한 차창일(루카)씨는 “오늘 연도제를 지내며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났다”며 “본당 공동체가 함께 기억해주니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신 분들을 떠올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문정2동본당은 올해 본당 사목목표 세부사항 중 하나를 ‘기도하는 공동체’로 설정하고, 앞으로도 매월 연도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