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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성심성월 순회기도 참가자들이 예수성심상을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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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심의 사랑이여, 제 마음에 사랑의 불을 놓으소서."
9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의 한 아파트. 예수성심상 주위에 둘러앉은 여성신자 15명의 기도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진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목소리에 미세한 떨림도 느껴진다. 어떤 이는 기도에 온 마음을 쏟느라 연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수원교구 안양 범계본당(주임 지철현 신부)은 예수성심성월을 맞아 한 달간 예수성심상 구역 순회기도를 하고 있다.
순회기도는 5개 지역에서 동시에 예수성심상을 모셔놓고 고리기도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구역은 3~5일 동안 매일 오전 10시와 저녁 8시 30분 두 차례 기도모임을 갖는다. 예수성심상은 저녁기도 후에 매일 다른 가정으로 옮겨진다. 기도모임은 30일 예수현양의 밤까지 이어진다.
"십자가 수난을 당하신 예수님 마음에 머물러보니, 제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는 게 힘들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처럼 위로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김성자(바울라, 72)씨는 암투병 중인 며느리를 지켜보며 대신 살림을 꾸리느라 지친 속내를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자들은 선교와 냉담교우 회두를 지향으로 기도한다. 매 기도 전 각자 인도할 새 가족 및 냉담교우 명단과 한 끼 단식을 통한 선교기금도 봉헌한다.
양정애(아녜스, 50) 구역장은 "사랑의 불을 놓으시는 예수님 체험을 하고 있다"며 "특히 기도 중에 냉담교우나 외짝교우 배우자들이 떠오를 때는 사명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지철현 주임신부는 "일반적으로 신자들이 성모신심에 비해 예수신심이 부족한 점이 안타깝다"며 "예수님 사랑을 마음 깊이 깨달아 삶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ceci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