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도 성당이 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청과동 3층. 이곳에 가락시장 신자 상인들을 위한 비밀(?) 장소가 있다. 바로 시장 상인들을 위한 따뜻한 신앙의 보금자리, 가락시장성당(주임 전대규 신부)이다.
본당 신자들은 전날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지는 고단한 장사를 끝마치고도 귀가할 생각이 없다. 화~금요일 낮 12시에 평일미사를 봉헌하기 위해서다. 어떤 이들은 평일미사를 빼먹으면 하루 일과를 다 마치지 못한 것처럼 개운하지 않다고 말할 정도다.
본당 총회장 문복덕(안드레아) 씨는 “일하다 보면 평일미사는 꿈도 못 꾸고, 주일미사조차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생활권 안에 성당이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와 기도를 드릴 수 있어 좋다”며 “일터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자체가 행복”이라고 밝혔다.
본당 주임 전대규 신부는 “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돈을 떼이거나 경쟁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인들이 성당을 찾고 마음에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시장 안에 성당이 있는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매일 미사가 끝나면 바로 레지오 회합이 이어진다. 레지오는 신앙생활의 성숙뿐만 아니라 상인들 간에 친목 다지기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본당에 이처럼 레지오가 활성화 된 계기는 ‘세례 후 레지오 가입’의 특단의 조치 덕분이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신자들도 레지오 활동으로 신앙과 동료를 더욱 가깝게 느끼고 있다. 서로 간 공유 의식도 상승했다.
가락시장본당은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에도 열심이다. 시장을 떠도는 행려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소 ‘하상바오로의 집’을 처음 시작한 것도 본당이었다. 지난 1999년에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올해의 헌미헌금 모범본당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 속에서 다양한 사목활동을 펼쳐온 가락시장본당이지만, 그 규모는 아직까지 미흡한 편이다. 본당은 시장 건물 내 작은 사무실 두 칸을 빌려 성당으로 사용 중이다. 공간이 협소해 대축일에는 성당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신자도 20~30명이나 된다.
현재 가락시장본당은 가락시장이 2018년까지 재건축을 추진함에 따라 확장·이전을 앞두고 있다. 신자들의 참여가 더욱 필요한 상황.
무엇보다 시장 안에 성당이 있다는 점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도 본당이 가진 과제다. 앞으로 본당은 이러한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