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9월 23일 에첼스바흐 성모성지에서 저녁기도를 주재하기에 앞서 성지에 모인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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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탄 차가 9월 22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 들어서자 독일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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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4일간의 독일 방문을 마치고 9월 25일 저녁 로마로 돌아왔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즉위 이후 세 번째이자 국빈 방문으로서는 처음인 이번 독일방문에서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유럽 문화 발전의 토대가 됐음을 강조하고 세속화 물결에 잃어가고 있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또 사제ㆍ수도자ㆍ평신도가 저마다의 소명에 충실하고 함께 일치해 노력한다면 교회가 현재와 미래의 여러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사회의 누룩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느님이 계시는 곳에 미래가 있다`를 방문 주제로 삼아 교황은 9월 22일 수도 베를린을 시작으로, 23일 에르푸르트와 에첼스바흐, 24일 프라이부르그를 순방하면서 의회와 정부 지도자, 타 교파 및 타 종교 지도자, 교회 지도자들, 젊은이들과 신학생들, 평신도 지도자들을 만났다. 교황은 또 베를린과 에르푸르트, 프라이부르그에서 대규모 신자들이 참여하는 미사를 집전하고 강론을 통해 베드로와 사도들의 후계자인 교황과 주교단과 일치할 것을 당부했다.
4일간의 독일 방문을 주요 일정별로 돌아본다.
○…9월 22일 오전 10시 베를린 테겔 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벨레푸에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교회가 공공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강력히 옹호하면서 공공 문제에 종교적 가치를 도외시하는 것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문화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독일 주교회의 사무처로 자리로 옮겨 메르켈 총리와 만남을 가졌다
이날 오후 독일 의사당을 방문, 의원들에게 연설한 교황은 서구 사회가 수 세기를 거치면서 법과 사회정의와 인권 문제에서 발전을 이룩한 토대는 바로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오늘날 인간 생명 조작이라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독일의 생태학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더욱 시급한 것은 인간 존엄성을 수호하는 인간 생태학이라고 강조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유다인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유다인 대학살과 관련, 사람들이 하느님을 거부했을 때 어떤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나치 독일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7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거행한 미사에서 교회는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의 공동체임을 강조하면서 교회를 한낱 인간적 조직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독일 방문 둘째 날인 23일 베를린 교황대사관에서 무슬림 대표들과 만났다. 교황은 그리스도인들과 무슬림들은 차이점들이 있지만 또한 서로 만나 인간 존엄성을 수호하고 증진하는 일을 함께 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있다며 기본적 윤리 가치의 존중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에는 무슬림이 450만 명가량 살고 있으며 이 중 70 정도가 터키 출신이다.
교황은 이어 헬기로 독일 중부 도시 에르푸르트로 이동했다. 교황은 1507년 마르틴 루터가 가톨릭 사제로 수품한 에르푸르트 주교좌성당에 들러 기도한 후 루터가 지냈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원에서 독일 개신교교회 협의회 지도자들을 만났다.
교황은 교회일치 문제와 관련, 교회일치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더욱 깊이 나누고 사회에 더욱 공개적으로 고백할 때에 교회 일치가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터교 지도자들은 교황에게 교회 일치의 상징적 의미에서 이번 독일 방문 기간 중이나 혹은 적어도 2017년 루터의 종교 개혁 500주년 때에 루터를 복권하는 문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에첼스바흐 성모성지를 방문했다. 에첼스바흐 성모성지의 유래는 이랬다. 약 400년 전 한 농부가 밭을 갈다가 말이 자꾸만 돌부리 같은 것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보고 땅을 팠더니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시신을 안고 있는 나무 피에타상이 있었다. 이후 이 성모자상을 보러 찾아오는 순례자들이 생기면서 성모성지가 됐다.
하지만 교황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나뉘면서 에첼스바흐는 공산 치하에 속했는데 공산주의 박해의 와중에서도 이 지역 신자들은 끝까지 신앙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교황은 성모성지에 모인 9만 명 신자들과 함께 성모자상 앞에서 저녁 기도를 바친 후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이 서로를 향해 가깝게 다가서고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처럼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면 일상의 보잘 것 없는 일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방문 3일째인 9월 24일 오전 에르푸르트 시내 돔플라츠 시장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한 후 오후 독일 남서부 도시 프리아부르그에서 정교회 대표들, 신학생들, 독일 가톨릭 평신도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났다.
독일에는 러시아 정교회를 비롯해 그리스ㆍ세르비아ㆍ루마니아ㆍ콥틱ㆍ시리아ㆍ아르메니아ㆍ에티오피아 정교회들이 있으며, 전체 신자 수는 160만 가량이다.
교황은 그리스도교 교파들 가운데서 정교회와 가톨릭이 신학적으로 가장 가까우며 교회들도 기본적으로 같은 조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성찬례를 함께 거행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희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교황 수위권 문제를 포함한 신학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들이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신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톨릭 생활과 실천은 교회 전통에 따라 그리고 사도들의 후계자들인 교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