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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산성동본당,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세례식’

“사랑 나눔이 복음 전파 씨앗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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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당 신자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허선례 할머니가 세례를 받고 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마리아 할머니에게 세례를 베풉니다.”

“성룡이유? 하느님을 알려면 똑바로 알아야제~”

“할머니, 성룡은 유명한 외국 영화배우고,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보내주신 것은 ‘성령’입니다. 하하.”

11월 16일, 대전교구 산성동본당(주임 김민희 신부)에서는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세례성사가 봉헌됐다. 주인공은 본당공동체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신앙을 얻은 허선례(마리아·74) 할머니.

허 할머니는 비닐하우스 안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고 있는 독거노인이다. 컨테이너 박스에서의 생활도 현재 거주지 땅주인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욱이 한국전쟁 당시 총상으로 한쪽 눈을 다쳤지만 60여 년 동안 제대로 된 치료 한 번 받지 못해 안구가 없는데다 진물이 나는 눈 주변을 탈지면으로 막아가며 근근이 버텨오고 있었다.

본당은 지난해 1월 이동형 푸드마켓을 시작하며 허 할머니의 이웃인 본당 신자의 추천으로 할머니의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됐다. 이후 신자들은 할머니에게 식재료와 밑반찬 등을 전달하며 할머니의 생활을 돌봐왔다.

그러던 중 허 할머니의 눈 상태를 걱정한 신자들은 의안이나마 할머니의 눈을 되찾아주기 위해 병원을 찾았고, 망가지고 짓무른 피부조직에 대한 성형수술이 더욱 시급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허 할머니 눈 주위 피부 상태를 그대로 뒀다간 피부암까지 번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본당 신자들은 허 할머니가 입원하고 수술, 회복하는 동안에도 간병인을 자처해 교대로 할머니를 도왔다. 60년간 방치했던 눈 상태로 의안을 할 수 없게 됐을 때도 가장 안타까워했던 이들이 바로 본당 식구들이었다. 신자들은 허 할머니에게 의안 대신 예쁜 색안경을 맞춰줬다.

허 할머니는 “이 늙은이가 이렇게 고생만 시켜 우짜노, 날 이렇게 도와주니 감사하고 염치없을 따름”이라며 본당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항상 자신에게 가족만큼 살갑게 다가오는 신자들의 모습을 통해 ‘성당에 가보고 싶다’며 용기를 냈다.

이에 본당은 꾸준히 방문 교리에 나섰고, 지난 11월 16일 드디어 허 할머니는 이웃 주민 이현준(연희마리아)씨를 대모로 세례를 받았다.

허 할머니의 방문교리를 맡은 본당 선교분과장 전복순(아가다) 씨는 “하느님께서 모든 일을 다 이끌어주셨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할머니께서 살아오신 삶을 돌아보며 나눈 이야기가 교리가 됐다”고 밝혔다.

본당에도 허 할머니의 세례는 나눔이 가져다준 또 다른 기적이자 결실이었다. 비록 선교에 목적을 두지는 않았지만 본당이 신앙인의 모습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솔선수범함으로써, 비신자들 스스로 신앙의 의지를 갖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 것. 아울러 본당공동체가 한마음으로 나눔에 동참함으로써 화합과 일치를 배웠다.

한편, 산성동본당은 지난해부터 이동형 푸드마켓 사업을 시작하고 매월 첫째 주일 구역, 반을 중심으로 150여 세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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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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