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일 조계사 정문 앞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서 자승 스님(가운데)과 이정주 신부(자승 스님 왼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점등 버튼을 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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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간 대화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대화를 하지 않고 서로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면 삶의 가치관 자체가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스스로를 성찰해 보고 이웃 종교의 좋은 점을 배우는 과정이 아름답지 않나요?"
`주교회의와 함께하는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에 참가한 한 부제가 17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만난 묘장(조계사 사회국장) 스님에게 질문을 던지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스님은 천천히 대답을 이어나갔다.
제5회 주교회의와 함께하는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가 16~17일 대구ㆍ대전ㆍ부산가톨릭대 부제 37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부제들은 이틀 동안 한국 정교회,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 대한성공회, 성균관, 조계종 총무원 등을 방문하며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시간에만 배웠던 타 종교를 직접 체험한 부제들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다른 종교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효진(부산교구) 부제는 "다른 종교에 대해 알게 모르게 갖고 있었던 편견은 많이 사라지고, 본받아야 할 점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면서 "서로 많이 다르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면 여러 종교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7일에는 부제들과 스님들이 조계사 정문 앞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자승(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은 이 자리에서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며`라는 제목의 성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아기 예수님 탄생을 맞아 나를 돌아보고 내 안의 빛에 화답하며 사회를 밝히는 한 점 불빛이 되자"면서 "예수님 길을 따라 자기를 사랑하고 내 삶과 이웃의 삶을 사랑하자"고 말했다.
이틀 동안 부제들을 인솔한 이정주(주교회의 홍보국장) 신부는 "부제들이 사랑과 배려를 체험하고 배운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2008년 시작된 `주교회의와 함께하는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는 미래 사목자인 부제들에게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