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전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아차산본당 신자들이 서울 목동성당에서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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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신설된 서울대교구 아차산본당(주임 임인섭 신부) 신자들이 성전 신축 기금 마련을 위해 하나로 뭉쳤다.
많은 본당이 성전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바자를 열지만, 특히 아차산본당 바자에는 물품 종류가 다양해 이목을 끈다. 여느 본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묵주ㆍ대림환은 물론 미숫가루ㆍ생강가루ㆍ매실액과 같은 식품부터 한약 소화제, 쌍화탕 등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슈퍼마켓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신자들이 일일이 장을 봐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재봉틀을 다룰 줄 아는 신자들은 동대문에서 천을 떼와 미사보도 직접 만들었다.
새 성전은 1차 외관 공사를 마치고 2차 내부 공사를 남겨둔 상황이다. 성전 완공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약 19억 원. 신자 수 2100여 명에 미사 참례자 수가 600여 명인 작은 본당에서 마련하기에는 거금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남ㆍ여 총구역은 물론 레지오 마리애, 자모회 등 본당 모든 단체가 총출동했다.
본당 수요가 한정돼 있기에 신자들은 바자 물품을 본당이 속한 8지구(성동ㆍ광진구) 내 본당을 돌며 판매하기도 한다. 난생 처음 해보는 장사(?)지만 고되기보다는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다는 게 신자들 반응이다. 판매대를 외면하는 이들이 야속할 때도 있지만, 이웃 본당의 어려움을 기꺼이 나눠 지려는 지구 신자들과 성전 건립 기금이라며 봉투를 내놓고 사라지는 `보이지 않는 천사들` 덕분에 힘이 솟는다.
남성 총구역에서는 폐지와 고철을 고물상에 팔아 기금 마련에 일조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전 신자 가정을 돌며 물건을 수합하는데, 이 때문에 신자들은 평소에도 빈손으로 다니는 법이 없다. 버려진 캔이나 재활용품이 눈에 띄는 족족 줍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모으는 돈은 일주일에 30~40만 원. 수고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이들은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될 수 있어 흐뭇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까지 모인 금액은 2차 공사 착수금을 지불하기에도 부족하다. 본당은 올해 안에 성전 공사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기금 모금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본당 여성 총구역장 김혜순(베로니카)씨는 "힘들기는 커녕 기금 마련 바자를 열 수 있도록 불러주는 본당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신자들이 똘똘 뭉쳐 노력한 만큼 주님께서 채워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