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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8일 바티칸에서 거행한 추기경 서임식에서 새 추기경들에게 사제급 혹은 부제급 등급을 부여했다. 추기경 등급과 추기경 역할에 대해 알아본다(교회법전 350~359조 참조).
◇추기경 등급 : 교회법에 따르면 추기경은 주교급, 사제급, 부제급 등 세 품급으로 나뉜다. 이는 역사적으로 교황이 선발할 때 주교들 가운데서만 뽑은 것이 아니라 사제나 부제들 가운데서도 임명한 데서 연유한다. 이런 전통을 받아들여 현행 교회법에서도 추기경의 품급을 주교급, 사제급, 부제급으로 나누고 있다. 하지만 부제는 추기경에 임명될 수 없다. 따라서 적어도 사제품 이상의 성직자만이 추기경에 임명될 수 있고, 사제가 추기경에 임명되면 반드시 주교품을 받아야 한다.
주교급 추기경은 로마 근교 7개 교구의 명의 교구장 직함을 받는다. 이는 로마 주교인 교황이 인근 7개 교구의 주교들을 자주 불러 자문을 구한 데서 연유한다. 이에 비해 사제급 추기경은 로마 근교 성당의 명의 사제 직함을, 부제급 추기경은 로마 근교 성당의 명의 부제 직함을 받는다. 이번에 추기경에 서임된 22명은 모두 사제급과 부제급 추기경들이다.
수석 추기경은 로마 근교 7개 교구 가운데 한 곳의 명의 주교가 될 뿐 아니라 그 가운데 대표적인 오스티아 교구의 명의 주교 직함도 함께 받는다. 현재 추기경단의 수석 추기경은 교황청 국무원장을 지내고 은퇴한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이다. 또 동방 가톨릭교회 총대주교들이 추기경에 임명될 때 자신의 총대주교좌 명의를 가진 주교급 추기경으로 임명된다.
부제급 추기경은 추기경 서임 10년이 지나면 사제급으로 옮겨갈 수 있지만 사제급 추기경은 주교급 추기경으로 옮겨가지 못한다. 참고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지난 2006년 추기경 서임 당시 사제급 추기경으로 임명됐으며, 명의 본당은 보체아에 있는 루르드의 원죄 없으신 성모 마리아 성당이다.
◇ 추기경 역할 : 추기경들은 교황의 명에 의해 소집돼 교황이 주재하는 추기원회의를 통해 합의체적으로 교황을 보필한다. 합의체라는 것은 추기경들이 합의해서 교황을 보필한다는 것을 뜻한다.
추기원회의는 정례 추기원회의와 비정례 추기원회의로 나뉜다. 정례 회의는 통상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중대한 사안들에 대해 자문하기 위해 혹은 매우 장엄한 행위를 행하기 위해 소집된다. 이번 18일에 거행된 추기경 서임식은 매우 장엄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교황은 이 추기경 서임을 위해 정례 추기원회의를 소집했다. 이번 추기원회의에서 추기경들은 서임식 후 교황이 지난해 승인한 복자 7위의 시성 건에 대해 서면으로 동의했는데, 이것이 통상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중대한 사안에 해당한다.
교황은 이와 별도로 특별히 중대한 사안이 있을 때 비정례 추기원회의를 소집할 수 있는데 이때는 모든 추기경들이 소집된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