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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구 밀양본당 성모회 ''봄의 전령'' 냉이 캐던 날

혹한 이겨낸 그 기개, 신앙 선조들을 닮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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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처녀가 따로 없네."
밀양본당 성모회 회원들이 냉이를 캐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땅에서는 쪽파 모종이 올라오고 뒤로 보이는 매실나무에서는 분홍색 봉오리가 그 모습을 드러내며 이른 봄을 알리고 있다.
 
 
#광주리 가득 봄을 담던 날
 
 겨우내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내린다. 들녘에 황토색 흙이 물기를 머금고 진한 토색(土色) 으로 변해간다. 멀리서 보면 봄기운도 느낄 수 없는, 아니 아무것도 자라지 않을 것 같은 밭이랑 구석구석에 진한 연두색 잎을 뽐내는 냉이가 "날 좀 보소"하며 손짓한다.
 
 진주에서 시집 온 성문옥(율리안나)씨는 "소녀 시절에 이맘때가 되면 일년 농사준비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산으로 들로 나물을 캐러 다녔다"며 "모처럼 들판에 나와 냉이를 캐고 있으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이야기, 신앙 이야기, 그리고 어린 시절 추억을 나누는 성모회 자매들 웃음소리가 봄비 내리는 들녘에 생기를 더한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밭고랑 사이를 훑고 지날 때마다 흙내음이 코끝에 전해지는게 정말 봄이 오긴 왔나 싶다.
 
 냉이는 봄나물 중에서도 `봄의 전령`이라고 불린다. 나물 중 가장 먼저 올라오는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해살이 잡초과에 속하기에 땅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녀석과 올해 새로 싹을 틔워 올라온 녀석이 섞여 있다. 두 해가 된 냉이는 잎에 흙색이 강하다. 연둣빛을 띄는 새싹과 쉬 구별이 된다. 냉이는 잎만 취하는 쑥과 달리 뿌리가 상하지 않게 캐야한다. 냉이는 `캔다`라고 하고, 쑥은 `뜯는다`라고 하는 게 그런 연유에서다.
 
 경칩이 지났지만 아직도 바람이 쌀쌀하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고 봄을 맞는 냉이 모습이 우리네 신앙 선조의 삶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철 칼바람 같은 모진 박해 속에서도 군락을 이루며 신앙의 뿌리를 고이 간직해 후세에 전했으니 말이다.
 
 밭 한쪽에는 우분(牛糞)과 왕겨, 짚이 섞여 봄내음에 구수함을 더하고 있다. 잘 발효되면 퇴비로 거듭나 메마른 땅을 기름지게 할 것이다.
 
 이른 봄의 정취를 느끼며 옛 추억을 도란도란 나누기도 잠시, 손양술(가타리나)씨가 `봄처녀` 노랫가락을 멋들어지게 뽑아낸다. 유달리 큰 냉이를 캐 들고 "왕건을 뽑았네"하며 좋아하는 자매의 해 맑은 웃음소리가 들녘에 퍼져나갔다. 예전에는 고기가 좋았는데 이제는 나물이 더 좋다는 자매들의 나물 예찬론 속에 어느새 냉이가 바구니 한가득 채워졌다. 비록 민요 가락의 대바구니가 아닌 플라스틱 바구니지만 기분은 다르지 않다.
 
 손끝이 까맣게 물든 자매들이 냉이 바구니를 옆에 끼고 일어설 준비를 했다.
 
 오늘 캔 냉이는 주말에 있을 본당 공동체 점심상에 오를 것이다. 냉이 듬뿍 얹은 보리밥에 갖은 양념으로 단장한(?) 강된장 한수저 넣고 쓱쓱 비벼 한 입 크게 넣으면…. 이야기꽃이 피는 공동체의 점심식사, 생각만 해도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어느 음식과도 찰떡궁합

 
 봄나물 중에 냉이처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나물이 또 있을까.
 이른 봄날 입맛을 돋우는 데는 냉이 된장찌개만한 게 없다. 된장에 버무려 무쳐먹기도 한다. 국을 끓이건, 전을 부치건, 기름에 튀기건 그 향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냉이는 연두색 새잎이 올라오는 2월 말에서 3월 초가 가장 먹기 좋다. 갯내음 머금은 조개와 만나도, 땅에서 자란 밀과 만나도, 혹은 소고기와 만나도 그 궁합이 좋다.
 비타민 A와 C가 많이 함유되어 있고 감기예방 효과가 있다. 완전히 말려 뜨거운 물에 우려 차로 마시기도 한다. 잠이 쏟아지는 봄날 오후 냉이차 한 잔은 식곤증을 물리치는데 도움이 된다. 또 봄나물 가운데 달래는 노화방지와 감기예방에 좋다.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두릅은 스트레스 해소와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
 신창한의원 윤종성(베드로) 원장은 "냉이는 특히 소화기능과 이뇨작용에 효과가 좋다"며 "출산한 산모는 물론 눈이 피로한 현대인들에게도 좋은 식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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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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