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내 문화 예술인들이 한데 뭉쳤다. 화가·건축가·무용가·수필가·작가·사진가 등 각 문화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고유한 예술적 탈렌트를 모아 성당 신축 작업에 자신들의 손길을 보태고 있다. 매달 월모임을 가지면서 건축 과정에서 협조하고 맡아야 할 부분을 함께 나눈다. 새 성전 건축공모전 심사에 참여하기도 했고 본당 재건축 음악회를 위해 기획과 홍보 포스터 제작을 맡기도 했다.
서울 가회동본당(주임 송차선신부)의 ‘나배(羅拜)’ 모임 이야기다. ‘나배’는 ‘여럿이 죽 늘어서서 함께 절하다’는 뜻이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하느님 앞에서 고개 숙이고 신앙 안에 일치를 이룬다”는 의미에서 모임의 명칭으로 삼았다.
이들이 처음 자리를 함께한 것은 2010년 5월 송차선 주임신부에 의해서였다. 북촌 한옥마을을 잇는 가회동의 문화 예술적인 지역 특성을 반영하듯 본당 내에도 예술인 신자들의 비율이 높았던 것을 파악한 송 신부가 모임 결성을 주도했다. 문화 예술인들의 신앙 성숙을 도모하는 것과 함께 본당의 선결 과제인 성당 재건축 과정에 이들의 역량을 결집시키고자 하는 의도였다.
본당 사목회의 내 문화예술분과로 출발했던 이들 모임은 지난해 5월 순수 문화예술인 모임으로 전환되면서 ‘나배’라는 이름으로 보다 자율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은 약 20명 정도다.
최근에는 ‘나배’ 안에서도 조각가·화가로 구성된 소모임이 구성됐다. 성당 건축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미술분야의 자문과 협조를 위해서다. 현재 이들은 본격적인 작업을 앞두고 복음서를 공부하는 중이다. “활동에 앞서 기도가 우선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모임 활동과 관련 ‘나배’ 회장 김미경(요안나)씨는 “가회동본당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문화적으로 풀어내는 구심점이 됐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각자가 지닌 예술적인 감각과 재능이 신앙 아래 하나로 모아지는 것, 그 작업이 본당을 위해 이뤄지는 것인 만큼 ‘나배’의 의미가 매우 깊다”면서 “신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힘을 합쳐 만들어지는 성당인 만큼 신축 성전이 본당 신자들에게 갖는 의의는 매우 남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지어지는 가회동성당에는 전통 문화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북촌지역의 특성에 맞춰 역사전시관·다도교실 등 전통 문화 공간이 들어설 예정으로 알려진다.
송차선 주임신부는 “이로 미루어 볼 때 새 성전은 한국 땅에서 미사가 처음으로 봉헌된 지역 성당이라는 교회사적인 의미와 함께 전통 문화를 아우르는 문화 선교의 장으로 확대될 전망이 크다”고 말하고 “나배 모임이 성당 신축에 예술적 탈렌트를 모으는 작업과 함께 더 나아가 지역 문화 선교 활동의 교두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