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마장동성당에 설치된 `생명의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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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8주인 임신부입니다. 처음으로 느끼는 뱃속 움직임에 모든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장차 태어날 아이가 주님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서울 마장동본당(주임 이상철 신부) `생명의 함`에 날아든 사연이다. 지난 2월 성당 한 쪽에 설치된 생명의 함에는 앙증맞은 크기와 달리 크고 무거운 내용의 사연이 답지하고 있다. 생명의 함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본당의 구급함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본당 가정사목분과 생명수호위원회가 설치한 이 함은 자살, 학대, 안락사, 낙태, 미혼모, 실연, 성적 비관, 알코올 중독 등으로 위기에 처한 개인과 가정의 사연을 넣게 돼 있다. 사연은 월1회 생명수호위원회 회합 때 개봉한다. `생수천사`라고 불리는 생명위원들은 사연을 보고 기도를 바치고 직접 상담하거나 전문기관을 연계하는 등 사연마다 적절한 처방(?)을 내린다. 비밀보장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생명의 함을 설치한지 두 달째가 다 돼가는 3월 31일에 이와 관련해 두 번째 회합이 열렸다. 3월에 들어온 사연은 총 3건. 출산예정일을 앞두고 수술을 받게 된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기원하거나 갓 잉태된 아기가 건강하도록 기도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위원들은 이들을 위해 묵주기도를 바쳤다. 몇몇 위원은 수시로 화살기도를 바치기 위해 이름과 사연을 간단히 메모했다.
지난달 생명의 함에 들어온 사연에 관한 후속 결과 보고도 이어졌다. 생존율 20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던 본당 교우가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호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를 위해 한 달동안 간절히 기도해온 위원들 얼굴이 밝아졌다.
생명수호위원회 이순희(엘리사벳) 팀장은 생명의 함을 비롯해 더 적극적으로 생명사랑 활동을 펼쳐 본당에 생명 존엄성을 깨닫는 `생수천사`가 늘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