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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이주사목센터·대전 오룡동본당 "꿈터 주일학교" 공동사목

"다문화 친구들과 함께 꿈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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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터 주일학교`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오룡동본당 어린이들이 미사 중에 율동으로 주님을 찬양하고 있다.
 
 
   "얘들아 성당 도착했다!"

 대전교구 천안 이주사목센터 모이세(이하 모이세) 전담 맹상학 신부의 말에 승합차에 탄 어린이들이 우루루 뛰어내렸다. 토요일마다 사제와 봉사자들이 멀게는 15㎞ 떨어진 마을에까지 가서 `모셔오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다.

 어린이들은 일주일만에 만난 주일학교 친구들과 정답게 인사를 나눴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어색하게 앉아 미사를 봉헌하던 아이들이었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모이세와 오룡동본당(주임 안상길 신부)이 손잡고 `꿈터 주일학교`를 운영한 이후 일어난 변화다.

 이전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일학교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그런지, 홀로 집 근처 성당 주일학교에 다니는 것을 꺼려했다. 주일에 이주민들을 위한 영어미사가 봉헌되지만, 영어로 진행되는 전례를 이해할 수 없어 엄마를 따라 왔다가도 성당 앞마당에서 서성거리기 일쑤였다. 때문에 유아세례를 받았더라도 본당에 정을 붙이지 못해 첫영성체를 건너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지켜본 모이세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친구도 사귀고 예수님과도 가까워질 수 있도록 오룡동본당에 공동사목을 제안했다. 공동사목은 모이세에서 활동하는 이주민들 자녀를 거주지역과 관계 없이 오룡동본당에서 사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초반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낯을 가리며 본당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학년별로 함께 교리수업을 듣고 간식을 먹다보니 거리감이 점차 좁혀졌다.

 아이들이 주일학교에 적응한 덕분인지 미사에 참례하는 마음가짐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미사에 진지하게 참례하면서 전례 연습을 한 끝에 다문화가정 어린이 2명이 8일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복사를 서기도 했다. 덕분에 부모들도 자녀를 따라 미사에 꼬박꼬박 참례하고 있다.

 모이세에서 주일학교를 담당하는 안희영(올리베따노성베네딕도수녀회) 수녀는 신앙생활의 엄마 역할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대부분 맞벌이라 아이들 신앙생활에 신경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 수녀는 아이들에게 매주 전화를 걸어 "이번주 토요일에도 성당에서 보자"며 살뜰히 챙긴다. 미사에 한 번 빠지더라도 반드시 고해성사를 보게 하는 등 신앙이 바르게 자리잡도록 하는데 신경을 쓴다.

 안 수녀는 "아이들이 예수님을 알아가는 모습이 참 예쁘다"며 "전에는 포옹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던 아이들이 먼저 달려와 안기는 모습을 볼 때면 공동체 안에 자리잡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공동사목은 교황청의 이주사목평의회 훈령 「이민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2004)에서 근거한 것이다. 훈령은 "인접 본당간 협력과 조정 형태로 나타나는 공동사목이 이민 사도직을 위한 하나의 사목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맹상학 신부는 "주일학교 공동사목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본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또래도 사귈 수 있다는 면에서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첫영성체 교리반은 물론 신앙캠프에도 함께 참여시켜 이들의 신앙생활을 돌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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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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