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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로마 성심대 아고스티노 제멜리 의대 병원에서 강연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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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CNS】 과학과 신앙이 함께할 때 균형잡힌 시각으로 현실을 판단할 수 있다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말했다.
교황은 3일 이탈리아 로마 성심대학 아고스티노 제멜리 의대 병원에서 열린 의대 설립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과학과 신앙의 상호보완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신앙을 비이성적 영역으로 배제시켜선 안 된다"면서 "연구는 과학과 신앙이라는 두 날개를 달고 날 때 비로소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과학 기술은 지금의 현대사회를 만들었고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만하다"며 과학 기술 발전이 가져온 긍정적인 면을 인정했다. 하지만 교황은 "기술 중심의 실용주의적 사고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과 도덕적으로 옳은 것을 판단하는 데 있어 위험한 불균형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급격한 변화와 기술 발전은 왜곡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모든 것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려는 환원주의와, 진리나 가치가 지닌 절대성을 부정하는 상대주의가 만연하는 현실을 우려했다.
교황은 "신앙이 배제된 과학은 정신을 메마르게하고 현실을 이해하는 사고력을 약화시킨다"며 "사물을 연구할 때 존재의 근원적 의미를 탐구하고 인간 능력이 아닌 하느님 초월성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제멜리 의대와 병원이 환자 치료를 `일`로 생각하지 않고 `사명과 소명`으로 받아들여 가톨릭계 대학과 병원에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치하했다.
교황은 또한 "생명에 대한 무조건적 봉사를 이념으로 하는 제멜리 의대가 인간 존엄을 보호하고 생명을 존중하는데 더욱 앞장서주길 바란다"면서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에 대한 사랑이 의술과 학문의 핵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제멜리 의대와 병원은 로마 성심대학을 설립한 아고스티노 제멜리(이탈리아 성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 신부 이름을 따서 지었으며, 교황 치료를 담당하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