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원석 신부와 봉사자들이 사제와 수도자 부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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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본당(주임 차원석 신부)은 매년 5월 어버이날 즈음에 이색 효도모임을 연다.
교회에 아들과 딸을 봉헌한 사제와 수도자 부모들을 초대해 식사를 함께하며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 본당 성소분과 설립과 함께 시작된 모임은 10년 째 이어지고 있다.
성소분과는 본당 출신 성직자와 수도자 부모뿐 아니라 본당 관할지역으로 이사와 사는 성직자 부모도 초대한다. 성직자와 수도자 부모는 20여 명이다.
6일 열린 모임에는 부모 10명과 차원석 주임신부, 성소분과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하느님을 찾아 `출가한` 자식들을 대신해 안부를 물었다. 성소분과 회원들은 "귀한 자식을 봉헌한 아버지와 어머니 은혜에 감사합니다"라며 어르신들 가슴에 카네이션도 달아줬다.
부모들은 환한 얼굴로 "자식들도 바빠서 자주 찾아오지를 못했는데, 본당 신자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아들 신부를 자주 못 봐 섭섭하지 않냐"는 봉사자들 질문에 한 어머니는 "1년에 10번 정도 집에 오면 많이 오는 것"이라면서도 "대신 아들 신부가 나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주니 그것으로 족하다"고 답했다.
본당이 성직자 부모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이유는 또 있다. 부모들의 기도와 격려가 본당 성소계발의 일등공신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식을 하느님께 봉헌한 기쁨을 이미 체감한만큼 성소계발 활동에 적극적이다. 주변 신자 중 대학 진학을 앞둔 아들이 있으면 신학교에 진학해볼 것을 적극 권한다.
신학생 어머니에게는 `선배`로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덕분에 노원본당은 최근 4년 동안 신학생 4명, 수녀 3명을 배출했을 정도로 성소가 풍부하다.
차원석 주임신부는 "자식을 하느님께 기쁘게 봉헌한 부모들에게 교회가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분들이 자식뿐 아니라 성소자를 위해 정성들여 기도하는 덕분에 성소자가 끊이지 않고 꾸준히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