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여름 별장지 대신 교황청에서 휴식, 최근엔 난민 초청해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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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새 없이 활동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8월 중후반은 휴식을 갖는다. |
이 무렵이면 로마 시내는 식당이건 상점이건 그야말로 ‘하면(夏眠)’ 상태다. TV 채널을 돌려도 재방송뿐이다. “아우구스투스의 시간(8월 August)에 영원한 제국에서 움직이는 것은 개와 미국인들(관광객)뿐”이라는 농담도 그래서 나왔다.
‘전원 끔’ (off) 스위치가 없는 듯 쉬지 않고 활동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8월 중후반은 휴식 모드다. 중요한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
교황들은 전통적으로 8월에는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30km쯤 떨어진 카스텔 간돌포라는
여름 별장에서 지낸다. 알바노 호수를 끼고 있어 시원하고 조용하다.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급한 업무를 처리한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3년째 여름 별장에 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여름이면 ‘교황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작은 마을 카스텔 간돌포의 지역 경제가 말이 아니라고 한다.
교황은 오는 12월이면 만 80세가 된다. 지난달 폴란드 사목방문 중 제단 앞에서
살짝 넘어진 적이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도 걸음걸이가 다소 불안정해 보였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체력 보강이 필요하다.
더구나 교황은 사제들의 과도한 활동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기도와 영성 생활에 방해될 만큼 과도한 활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교황도 쉰다. 멀리 가지 않고 바티칸에서 쉰다. 11일 시리아 난민들을 숙소로 불러 식사를 함께한 것도 교황에게는 즐거운 휴식시간이었을 것이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