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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열병 위협에도 위로와 희망 전하는 목자

멕시코 오지에서 사목하는 최강 신부,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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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오지에서 사목하는 최강 신부,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 출간

▲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 저자 최강 신부가 멕시코 선교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음악회 포스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강(스테파노) 신부. 그는 2010년 8월부터 7년째 멕시코 남부 캄페체교구에서 사목하고 있는 한국외방선교회 선교사제다. 과테말라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세상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멕시코 북부 지역과 달리 원주민의 땅으로 삶의 질이 낮고 희망이 극히 제한된 가난한 지역이다. 그는 현지에서 신학교 교회법 교수로, 교구 법원 재판관으로, 본당 주임 신부로 일주일 중 월요일 오전만 자기 시간을 가질 만큼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는 올해 4월 초까지 아메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미사가 봉헌된 자리에 지어진 성 프란치스코 본당의 주임 신부로 6년간 사목했다. 내년 4월 23일 아메리카 대륙 첫 미사 봉헌 500주년 행사 준비를 이미 끝내 놓은 최 신부는 이 성대한 축제를 본토인 사제들이 맡아 진행하도록 스스로 자리를 비켜줬다. 그리고 누구도 가기 싫어하는 빈민촌 성당으로 임지를 옮겼다.

성 프란치스코 본당에서 그는 죽을 고비를 두 차례나 넘겼다. 한 번은 권총 강도가, 또 한 번은 떼강도가 들이닥쳐 최 신부를 위협하고 본당을 털어갔다. 그가 사목하는 캄페체는 한낮이면 섭씨 40도까지 올라가고 습도가 90나 되는 지역이다. 우기 땐 모기가 창궐해 열병을 옮기고 정전과 단수가 흔해 화장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곳이다. 1만여 명의 본당 신자들은 유아 세례를 받았지만 십자성호조차 제대로 그을 줄 아는 이가 드물다. 지금은 그보다 더 열악한 지역, 전기도 상수도도 없고 주민 대부분이 판잣집과 천막에서 사는 콘코르디아 지역으로 들어가 사목하고 있다. 그가 이곳에 간 까닭은 “사랑할 사람, 사랑을 나눌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최강 신부는 멕시코 선교 단상을 묶어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는 제목의 영성 수필집을 출간했다(가톨릭출판사, 1만 2000원). 이 책에서 최 신부는 ‘교회의 길은 고독과 결핍에 대한 의지적 선택’이라고 했다. 그는 본당 신자들이 “이 한 세상 잘 놀다 간다”고 유언을 남기도록 위로와 희망을 주는 것이 사제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죄를 고백할 줄 모르는 이에게 잘한 일을 고백하도록 하고, 가족의 병자성사를 청하는 이에게 장례 미사와 안장 예식까지 하며, 본당 행사 때 주교와 가난한 신자 간 차별 없이 똑같은 음식을 나누게 하면서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신자들에게 심어 주는 것이 사제의 일이라고 했다.

마치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신 후 외딴 곳에서 고독하게 기도하셨듯이 좋은 것, 자랑할 것, 맛난 것, 명예로운 것을 멀리하고, 고독과 결핍을 의지적으로 선택하고 즐기며 행복을 느끼는 게 사제의 삶이라고 했다. 그래서 책 제목도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로 정했다.

모든 이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어 주는 삶. 하느님 안에서 고독과 결핍을 추구하는 삶, 아무도 걸어가지 않으려는 삶을 쉬지 않고 걸어가는 것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이라고 최 신부는 고백한다.

최 신부가 선교지에서 들은 소식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이 세월호 사건이었다. 그래서 희생자들과 자식 잃은 부모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 책 수익금 전액도 이들을 위해 봉헌하기로 했다.

또한 최강 신부는 현재 새로운 임지에서 주민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어갈 성당과 교육관을 짓고 있다.

도움 주실 분: 우리은행 1005-801-837039 재단법인 천주교 한국외방선교회(멕시코 지부)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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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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