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영 신부의 관심으로 시작된 원주교구 성음악교육원, 음악 봉사자 배출 요람으로, 20일 설립 10주년 감사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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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영 신부. |
“50대 중반에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음악 공부가 교구 전례 음악 봉사자 양성 기관 설립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설립 10주년을 맞은 원주교구 성음악교육원의 설립을 주도한 이규영(교구 성음악 담당) 신부는 12일 “교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게 돼 하느님과 주교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성음악교육원은 음악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주교구는 이 신부의 제안에 따라 2006년 그리스도 왕 대축일(11월 26일)에 성음악위원회 산하 단체로 ‘성음악연구소’를 설립했다. 성음악연구소는 이듬해 9월부터 ‘성음악 교실’을 개설해 지금까지 전례음악 봉사자 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다른 교구에 비해 역사가 짧은 데다 파이프오르간을 들여놓은 성당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여건도 좋지 않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헌장」과 성음악 훈령을 충실히 가르치면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릴 수 있고 신자들의 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원주교구는 지난해 성음악연구소와 엠마우스 성음악교실로 양분돼 있던 성음악 교육과정을 ‘성음악교육원’ 하나로 통합시켰다. 성음악교육원의 교육은 기초 및 심화 각각 2년 과정으로 이뤄진다. 오르간 과정은 3년이다. 짧지 않은 교육 기간임에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신자가 참여하며 10년째 순항 중이다. 지금까지 8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본당 성가대 지휘자와 반주자, 단원 등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동안의 업적으로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다는 이 신부는 “수업 장소인 원주 가톨릭센터에서 차로 달려 1시간 이상 떨어져 있는 춘천과 강릉, 태백, 홍천에서 오는 분도 있고, 서울ㆍ광주에서도 찾아온다”며 “성음악 교육에 관심 있는 신자들이 꽤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구가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보니 강사와 수강생에게 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 주지 못하는 점이 늘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지속적인 교육과 효과적인 음악 교육이 이뤄지려면 한국 교회 안에 성음악 전문 사제와 평신도가 많이 양성돼야 한다”고 기대했다. 전례 음악에 대해 “미사 전례와 시간 전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전례의 핵심 본질인 ‘거룩함’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며 “전례 음악을 담당하는 전문 음악인 양성과 봉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성음악교육원은 20일 오후 4시 원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1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한다. 미사 후 감사 음악회도 연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