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모·웅모 형제 신부 루오의 58개 판화 해설한 첫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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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쌍히 여기소서」의 31번째 작품 ‘여러분은 서로 사랑하시오’(요한 13,34). |
불쌍히 여기소서(MISERERE)
정양모ㆍ정웅모 신부 해설/기쁜소식/1만 5000원
렘브란트 이후 가장 빼어난 종교화가로 꼽히는 이가 프랑스의 조르주 루오(1871~1958)다. 루오는 유화와 함께 판화를 많이 그렸다. 대표작은 58점의 연작으로 이뤄진 판화집 「미세레레」(MISERERE,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뜻의 라틴어). 루오는 판화를 통해 인간의 참상과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고자 했다.
「불쌍히 여기소서」는 정양모(안동교구 원로사목자)ㆍ정웅모(서울대교구 주교좌 성당 유물 담당) 형제 신부가 58개 판화 하나하나에 해설을 붙인 판화 해설집이다. 두 신부는 2013년 예수 일생을 62편으로 나누고 각 편에 해당하는 성화를 엄선한 뒤 편마다 성경 풀이와 미술 풀이를 단 「예수 모습 성경 미술」을 펴낸 성미술 전문가.
파리 교외 빈민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루오는 가난한 이들과 빈민촌을 즐겨 그렸다. 노숙자, 외톨이, 노동자, 매춘부와 뚜쟁이, 사형수, 농부, 슬픈 사람, 장님… 그의 판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판화집 중간중간에 고난을 당하고 죽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이 등장한다. 해설자들은 그 뜻을 이렇게 풀었다.
“…예수는 고통의 바다에 사는 인간들과 한통속이라는 뜻이다. 그는 인류의 대표 주자로서 인류 대신 고통을 받고, 인류의 죄를 대신 속죄하려고 죽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예수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깊이깊이 깨닫고 맑게 맑게 체현했으니, 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의 화신(化身)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부활한 그리스도는 죽은 이들에게 부활의 희망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참상과 구원을 직감적으로 꿰뚫어본 루오의 판화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풀이하기가 난해한 영성적 작품이어서 그런지, 판화집은 여러 나라에서 출판됐지만 해설은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불쌍히 여기소서」는 루오의 판화를 본격적으로 해설한 첫 책이다.
해설자들은 “성경과 루오의 신앙관을 의식하면서 나름대로 연작 판화 하나하나에 주관적인 감상과 해설을 붙였다”며 해설에 구애받지 말고 루오의 판화를 스스로 감상하기를 권했다.
남정률 기자 njyul@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