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가 된 성 니콜라오 주교의 얼굴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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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니콜라오 주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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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적인 산타클로스 이미지. |
성탄절에 아이들이 기다리는 산타 클로스는 정말 흰수염에 푸른 눈의 백인
할아버지일까.
영국 존무어대학 안면연구소가 2년 전 산타 클로스의 원조격인 미라의 성
니콜라오(270?~343) 주교 얼굴을 복원해 발표한 것을 보면 동화 속 산타 할아버지
모습과는 차이가 난다.
연구소 측은 발표 당시 “해부학적, 역사적 자료를 총동원해 첨단 기술로
복원한 가장 사실적인 성인 얼굴”이라고 자부했다.
과학자들은 터키인의 피부 두께 데이터까지 복원 작업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라는 터키 남부 안탈리아 지방 해안가에 있는 작은 도시다. 4세기에는 그리스 영토였다.
성 니콜라오는 구리빛 피부에 눈은 부리부리하고, 입술은 도톰하다.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 참석해 이단 아리우스파와 맹렬하게 싸운 주교 답게 신앙의
수호에 관한 한 빈틈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성 니콜라오를 둘러싼 이야기는 많다. 가장 유명한 전승은 어느 집 딸들이
집안 빚 때문에 노예로 팔려갈 처지에 놓이자 남몰래 그집 창문으로 돈자루를 던져줬다는
이야기다. 니케아 공의회에서 예수의 신성을 부인하는 아리우스파 교도와 설전을
벌이다 분을 참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주먹을 날렸다는 전승도 널리 알려져 있다.
코가 왼쪽으로 심하게 휜 점도 눈에 띈다. 그의 유해는 이탈리아 상인들이 11세기에
미라에서 이탈리아 남부 항구도시 바리(Bari)로 모셔왔는데, 1950년대에 유골을 정밀
감식한 결과 부러졌던 코뼈를 치료한 흔적이 있었다.
안면연구소의 카롤린 윌킨슨 교수는 “얼굴에서 부러진 코뼈가 비대칭적으로 치료된(아문)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아리우스파 교도와 주먹질을 하다 코뼈를
다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증거가 없는 이상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성 니콜라오는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 팔레스타인 지방과 이집트를 여행한 적이
있다. 로마 디오클레시아누스 황제의 박해 시절에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여행길이건 감옥이건 신변 안전을 위협하는 폭력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던 시절이다.
성 니콜라오는 가난한 사람들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선물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 축일(12월 6일)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던 북유럽 풍습이 미국으로 건너가 산타 클로스 전설로 변형됐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