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뭉치는 청년들에게 ‘교회 내 활동에 관한 질문’, ‘청년 개인의 삶에 관한 질문’, ‘청년이 교회에 전하는 질문’, ‘청년에게 전하는 사제, 수도자의 질문’ 등 30여 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질문과 답변을 일부 발췌, 정리했다.
▶당신의 일상은 어떤가.
- 대학원을 다니면서 주말까지 아르바이트를 4개 하고 있다. 나에게 일상은 일과 일 사이의 이동시간만 존재한다.
- 솔직히 말해 일상에서는 하느님이 없고 주일에만 만난다. 평일에는 일하고 잠자는 일이 반복되는 일상이라 피곤하다.
▶지금 당신의 감정과 가장 가까운 단어는. 그 이유는 무엇인가.
- 걱정과 분노. 일이 불안정하니까 늘 화가 나고 죄짓는 거 같아 고해성사도 못 한다. 성체 못 모신 지도 벌써 석 달째다.
- 갑갑함. 진로를 생각하면 자신이 뭘 바라는지 모르겠다.
- 조울증. 스펙도 없고 이력서에 쓸 내용도 없다.
- 싱숭생숭, 무기력
- 간절함. 너무나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할 수 없어 시기를 놓친 게 많다.
- 죄책감. 정의를 실현하고 올바른 길만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신앙과 현실 생활 간에 괴리감을 느끼나.
- 평일에는 신자가 아닌 거 같다. 동료에 대해 뒷말하고 욕하고…. 베풀고 살아야겠다 생각하는데 어렵다.
- 성당에서는 ‘용서하라, 사랑하라’ 좋은 얘기만 하는데 실천하지 못하니까 ‘내가 나쁜 사람인가’ 하는 심적 부담을 느낀다.
- 몸도 마음도 힘든데, 성전에는 착한 사람만 있어야 할 것 같고 십자기 앞에서 죄송하단 것밖에 할 말이 없고 내가 위선자가 된 것 같다.
- 사회구조 자체가 미래가 없는 것 같다. ‘정의롭게 사는 게 과연 옳은가’ 의문이 들면 힘들다.
▶ 사회생활과 성당 활동을 함께 이어가는 것에 어떤 어려움이 있나.
- 신부님은 성당 일을 최우선적으로 하라고 한다. 성당 일에 온힘을 쏟아도 밥 먹여주는 거 아닌데 말이다.
- (본당 활동) 예산안, 회의록, 계획안 만드느라 퇴근 후 시간을 내야 하다 보니 올 한 해는 성당에 모든 시간을 갖다 바치는 느낌이다.
- 상황을 고려해주지 않고 행사에 무조건 참석하라는 분위기가 힘들다.
- 청년 미사 해설, 독서할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미사가 축제가 아니라 업무의 연장 같은 느낌이 든다.
- 일을 구할 때 일요일에 하는 일은 꺼리게 된다.
▶청년회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 제일 큰 건 신자들 간의 관계 문제와 신부님, 수녀님과의 의견 마찰 때문이다.
- 생계를 위해 타지로 떠난다든지, 도저히 시간적 여유가 없다든지, 주말에도 일을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서다.
- 신앙심 부족.
▶왜 교회에 청년들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나.
- 세상에 더 재밌는 게 많은데 청년들이 성당에 올 땐 뭔가 다른 걸 찾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성당에는 그걸 충족할 프로그램은 없고 청년회 단체만 덩그러니 있다.
- 신앙심만으로 성당에 오기엔 다른 활동과 비교해 얻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 종교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들에 연루된 경우도 있어 종교 자체에 회의감도 팽배하다.
▶신앙이 나의 현실과 삶에 희망을 주고 있나.
- 구원될 거란 믿음이 있으니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이 난다.
- 신앙은 좋게 말하면 안식처인데 나쁘게 말하면 현실 도피처이기도 하다.
▶교회가 청년들에게 무엇을 해주길 바라나.
- 교리를 배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 청년회 운영의 기본 교육과정이 명확하게 있었으면 좋겠다.
- 주임신부와 본당 차원의 꾸준한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 피정, 선택 주말, 성경연수 등 청년 프로그램을 상세히 알려줬으면 좋겠다.
- 종교철학이나 인문학 특강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