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bc TV ‘남 신부가 간다’ 시즌 2 진행자 개그우먼 허안나씨
가톨릭평화방송(cpbc) TV의 리얼 사목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남 신부가 간다’ 시즌2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비결은 개그우먼 허안나(안나)씨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씨는 남창현(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장) 신부와 김평안(이주사목위 부위원장)ㆍ정수용(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신부 사이에서 ‘허허흐하~’하는 특유의 웃음소리와 즉흥적 대사로 프로그램에 생기와 재미를 불어넣는다.
서울 망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허씨는 파란 줄이 그려진 흰 야구모자를 쓰고 나왔다. 인터뷰 직전까지 인터넷 방송 사이트 아프리카TV에서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매번 특유의 웃음소리를 선보였다. ‘남 신부가 간다’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그의 또 다른 매력은 방송 중에 신부 앞에서 ‘냉담교우’라고 고백하는 솔직함이다.
“‘남 신부가 간다’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토크쇼로 알고 출연하게 됐어요. 그런데 거의 밖에서 촬영하더라고요. 다음 촬영 일정은 오전 7시부터 12시간 농촌 봉사활동을 하는 거예요. 요즘 불볕더위인데 쓰러지는 거 아닌지 몰라요. 허허흐하~.”
허씨는 ‘남 신부…’에 출연하는 신부들의 캐릭터를 콕 집어냈다.
“남 신부님은 ‘개그맨을 웃기는 재밌는 신부님’이고, 김 신부님은 ‘삐돌이 캐릭터’, 정 신부님은 노량진 스타강사처럼 ‘능변가’예요. 정 신부님 대타로 출연한 박재득 신부님도 너무 재밌으셔서 눈물 쏟으며 웃었을 정도예요. 신부님들 덕분에 촬영장이 웃음바다가 됩니다.”
허씨는 이름을 세례명으로 지었을 정도로 신심 깊은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외할머니 손에 이끌려 매일 성당에 다녔다. 할머니가 미사 때 꾸벅꾸벅 졸기라도 하면 그는 “이럴 거면 왜 성당에 와?”하고 묻곤 했다며 웃었다. 그의 외할머니는 헌금할 때면 새 지폐를 준비해 뒀다 봉헌했다. 하지만 허씨는 개그우먼이 된 뒤로는 바쁜 방송 스케줄 등으로 성당에 자주 가지 못했다.
허씨의 어린시절은 개그우먼과는 거리가 멀었다. 말수가 적어 친구도 거의 없었고 책 읽기를 좋아했던 소심한 아이였다. 중ㆍ고교 시절엔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연극배우를 꿈꾸게 됐다. 청소년 연극상도 받았다. 개그우먼은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데 대학 공연예술학과 재학 시절 담당 교수는 그의 끼를 한눈에 알아보고 개그우먼의 길을 조언해 줬다. 허씨는 “진지한 역을 맡아도 내가 연기하면 친구들은 (웃음이) 빵빵 터졌다”면서 “재능을 빨리 찾게 도와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2008년 KBS 개그콘서트 피디 눈에 띄어 특채 개그우먼으로 출연했지만, 당시엔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제대로 데뷔하자는 생각에 2009년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KBS 24기 공채 개그우먼에 선발됐다. 개그콘서트에서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슈퍼스타 KBS’ ‘시청률의 제왕’ 등에 출연했다. 요즘은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SNS를 통해 개인 방송을 열심히 하고 있다. 토ㆍ일요일엔 TBN(한국교통방송) 라디오 오후 2시 ‘신나는 운전석’ 진행을 맡고 있다. 앞으로는 꽃꽂이와 발레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 신앙이다.
“‘남 신부…’ 출연을 계기로 냉담을 풀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아직은 사는 게 바빠 예수님 곁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지만요.”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