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현대 사막에서 찾은 영성의 샘, 교부들의 가르침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교부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 한국교부학연구회 지음 / 분도출판사 / 1만 5000원



고대 교회의 교부들은 사제 생활보다 수도 생활을 더욱 열망했다. 수도 생활에서 비롯되는 순교 정신을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 암브로시우스는 “동정 생활 자체가 순교자를 만들기 때문에” 순교와 동정 생활을 갈망한다고 이야기한다.

평생 성경을 연구하고 번역했던 히에로니무스는 기도를 잘하기 위해 음식을 절제하고, 잠이 들어서도 성경 말씀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도록 성경을 자주 읽으라고 권했다.

히포의 주교 아우구스티누스는 “성덕이라는 건물을 높이 쌓아 올리고 싶다면 겸손이라는 기초를 먼저 닦으라”고 가르쳤고, 오리게네스는 하느님도 우리를 연민하며 아파하신다는 인격적 사랑을 처음 설파한다.

「교부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는 2002년 창설해 한국 교부학의 명맥을 잇고 있는 한국교부학연구회 소속 ‘교부학 전문가’들이 교부들의 지혜를 정리한 책이다. 이성효(수원교구 총대리) 주교, 정양모(안동교구)ㆍ서공석(부산교구)ㆍ노성기(광주가톨릭대 총장)ㆍ김산춘(예수회)ㆍ황치헌(수원가톨릭대 교수) 신부 등 국내 교부학의 대가 10여 명은 고대 교부들이 만든 영성의 샘에서 물을 길어올려 책으로 엮었다.

“사랑엔 발이 있습니다. 발로 성당에 오잖아요. 사랑엔 손이 있습니다. 손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잖아요. 사랑엔 눈이 있습니다. 눈으로 가련한 사람을 살피잖아요.”(성 아우구스티누스)

교부들의 깊은 성찰과 지혜는 우리 신앙생활에 새 지평을 열어주기에 충분하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사막 교부들의 금언 / 베네딕다 워드 엮음 / 허성석 신부 옮김 / 분도출판사 / 2만 3000원

4세기 이집트와 시리아, 팔레스티나, 아라비아 지역은 수도자들의 은수생활이 번성했던 땅이다. 특히 흙먼지 날리는 광활하고도 적막한 이 일대의 사막은 예수님의 뜻을 따르고, 평생 하느님 말씀대로 살고자 ‘제2의 그리스도’를 자처하는 수도자들의 천국이었다. 우리는 이들을 ‘사막의 교부들’이라 부르며, 이 시기는 ‘교부들의 황금시대’로 불린다.

사막의 수도자들은 그들의 지도자인 ‘압바’를 중심으로 진리를 찾았다. 그러나 동양의 공자와 맹자 주변에 모였던 제자들과 달리, 이들은 본래 삶의 자리를 떠나 철저히 개별적으로 금욕과 절제하는 생활을 지냈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은 교회 초석이 다져지기 이전인 4세기부터 6세기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수도자가 삶을 통해 선보인 경험과 말씀을 엮은 책이다. 사막의 교부 100여 명의 이름을 알파벳 순으로 나열해 그들이 남긴 경험과 금언(金言)을 정리했다.

사막의 교부들은 각자 움막 같은 작은 집을 짓고 살았다. 삶은 단순하기 그지없었다. 하루 한 끼 식사만 했고, 불필요한 소유물도, 밤잠도 줄였다. 철저한 고독의 삶은 이들이 영성의 단계로 들어가는 시작이었다. 모든 인생의 초점은 오로지 ‘하느님 말씀’에 맞춰졌다. 이들은 많은 대화를 요구하거나 전하지도 않았다.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삶은 악령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하느님과 참된 관계를 맺는 것을 뜻했다.

“압바, 한 말씀 해주십시오.”

한 수도승의 질문에 카이사리아의 바실리우스가 “마음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시오”라고 말하자 즉시 그는 자리를 떠날 정도로 문답에도 절제의 덕이 있었다.

교부들은 밤중에 환시를 체험하기도 하고, 악령과 직접 대면해 싸우기도 했다. ‘독방에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없다면 어떤 곳에서도 하느님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일념으로 고독 속에 하느님과 소통했다. 대 마카리우스가 악령에게 풀이 죽은 이유를 묻자, 악령은 “네가 겸손으로 나를 물리쳤다”고 답한다.

압바들의 답은 분명하고 일목요연하다. 하루는 형제들이 ‘수도승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대 안토니우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구원될 수 있습니까?” “성경 말씀을 경청했습니까? 그것이 여러분에게 필요한 일입니다.”(안토니우스) 압바 아가톤은 인생에서 가장 큰 노력을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묻는 말에 “나를 용서하십시오. 하느님께 대한 기도의 덕행보다 더 위대한 일은 없습니다”라며 가르침을 전한다.

짧지만 강력한 하느님의 메시지가 담긴 사막 교부들의 말씀은 시대가 변해도 가슴에 꽂히는 진리로 작용한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7-09-2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0. 27

시편 98장 11절
의인에게는 빛이,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뿌려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