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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쓴 성경 ‘이콘’, 교회 미술 소통의 장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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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순 작 ‘요한 크리소스토모’, 4060㎝

▲ 이콘연구소장 장긍선 신부가 자신의 작품 ‘성 유정률 베드로’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이콘연구소가 15살을 맞도록 은총과 사랑으로 보살펴주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이콘을 사랑해주신 신자 여러분의 기도와 정성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9일 서울 중림동 이콘연구소에서 만난 이콘연구소 소장 장긍선 신부는 연구소 설립 15주년을 맞은 소감은 오로지 ‘감사’라면서 하느님과 신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장 신부는 20~26일 서울 명동 갤러리 1898 전관에서 ‘제11회 이콘연구소 회원전 및 창립 15주년 기념전’을 연다. 장 신부와 회원 30명이 그동안 기도와 정성으로 ‘쓴’ 이콘들을 선보인다. 지난해 평양교구 90주년을 맞아 그린 평양교구 순교자이자 103위 성인인 유정률(베드로, 1837~1866) 성인 이콘이 장 신부 작품이다. 전시관 한쪽에선 이콘 제작과정을 담은 동영상도 상영할 계획이다.

“이콘은 ‘그린다’고 하지 않고 ‘쓴다’고 표현합니다. 성경을 필사할 때 같은 내용이라도 필체에 따라 필사본이 달라지듯이, 이콘도 교회가 정한 형태와 틀에 따라 그리지만 똑같은 이콘은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개인의 영성이 이콘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2003년 서울 보문동 노동회관 지하에서 ‘가톨릭 미술 아카데미’의 한 분야로 시작한 이콘연구소는 그동안 200명 가까운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콘연구소 교육과정은 각각 3년 과정인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으로 이뤄진다. 수료생들은 한국 교회에서 이콘 제작과 연구, 보급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새로 짓는 성당의 성화를 이콘으로 채택하는 곳이 전보다 늘었다. 이는 이콘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끈 연구소의 업적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장 신부는 15년 전보다 이콘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이콘을 ‘베끼는 그림’이나 ‘동방교회만의 유물’로 여기는 이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유럽 교회의 미술사에도 오래된 성당과 박물관 소장 작품을 보면 이콘은 동방교회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시에나 대성당의 제단화 ‘루첼라이의 성모’로 유명한 화가 두치오(1255?~1318?)의 작품도 이콘 형태의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요즘 초기 교회의 전통을 재발견하는 움직임과 함께 일반 회화보다 ‘영적인 성화’로 불리는 이콘에 대한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장 신부는 그러면서 “우리 교회에서 교회 음악은 사도직으로 생각하고 여러 보조가 이뤄지고 있지만, 교회 미술 쪽은 아직도 몇몇 단체의 주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교회 미술을 개인의 취미생활 정도로 생각하는 인식이 여전히 있는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교회 미술에 몸담은 이들이 서로 소통하기를 희망합니다. 저마다 자기 분야만을 생각하는 데에서 벗어나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럴 때 한국 교회의 미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글·사진=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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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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