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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최대의 나전칠기 벽화 ‘일어나 비추어라’, 9 X 3m. 한국황실문화갤러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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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미술대학 서금렬 교수 작 ‘자개삼층장’. |
남북의 나전칠기 작품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특별한 전시회가 28일까지 청와대 사랑채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재단법인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하고, (사)근대황실공예문화협회ㆍ한국황실문화갤러리가 공동 주관하는 ‘나전과 옻칠, 그 천 년의 빛으로 평화를 담다’ 전이다.
서울시ㆍ한국관광공사ㆍ(사)한국공예예술가협회ㆍ여주 옹청박물관이 후원하는 이 전시회는 북한의 나전옻칠 작품 6점과 이탈리아와 헝가리 등지에서 순회전을 마치고 귀국한 한국 작가 33인의 작품 39점을 한꺼번에 선보이고 있다.
남북 화합을 위한 교류전으로, 북한 작품은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된 귀중한 작품들이다. 반만년 역사 속에 같은 문화 유산을 물려받은 남과 북이 전시회를 통해 문화적 공감대를 재확인하는 전시회다. 나전 작품의 물성과 기법, 문양을 살펴보면서 천 년의 빛으로 상징하는 영원성과 찬란함으로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서금렬(평양 미술대) 교수의 ‘자개박이탁자장’과 손대현(서울시 무형문화재) 선생의 ‘당초문이층장’, 일급 예술가 최영남 선생의 ‘백동장식궤’와 국승천 선생의 ‘주칠십장생문이층장’의 만남 등 남북 장인과 무형문화재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제2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는 벽화 ‘일어나 비추어라’는 가로 9m, 세로 3m에 두께 60㎝인 세계 최대의 나전칠기 벽화를 새로 제작한 것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특별한 작품이다. 원작품은 2017년 바티칸에 봉헌된 바 있다. 한국 천주교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나전칠화인 이 작품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124위 복자 시복, 남북통일과 생명 문화 회복을 위해 최기복(여주 옹청박물관장) 신부에 의해 제작됐다. 김경자 교수가 디자인하고 인간문화재 나전장 강정조, 소목장 김의용, 옻칠장 손대현 선생이 작품 제작에 참여했다.
한국황실문화갤러리 최인순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북한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이와 같은 교류전을 정례화해 북한에서도 개최할 수 있는 환경과 명분이 마련된다면 공동 유물 발굴과 학술 공유, 기법 전수의 제도화 등 앞으로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풀어갈 좋은 기회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