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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오석 유작 ‘성녀 김임이 데레사’, 2018년 |
일평생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신 화가.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성모님을 그리다 성모님 품에 안긴 한국교회 대표 ‘성모 화가’. 고 방오석(마르가리타, 1938~2018) 화백이다.
방 화백이 한국 교회 성미술사에 끼친 영향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폭 24m에 이르는 서울 새남터순교성지성당 제단의 103위 성인 대형 부조 작품을 비롯해 한국 성인화, 성모자상 등 한국의 미를 살린 다양한 성화를 제작했다. 지난 7월 선종 직전까지 붓을 놓지 않고 한국 103위 순교성인 초상화 제작자로서 김임이 데레사 성인 그림을 유작으로 남겼다.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나 그 깊은 신심을 수많은 작품에 담아온 고인의 삶과 작품을 회고록 겸 화보집 형태로 엮은 「하늘과 땅의 어머니시여」가 나왔다. 예술가는 장르를 넘나든다고 했던가. 특유의 겸손함과 온화한 성품으로 살아온 그는 회고록 집필을 놓고도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 고민하다 기도 중에 성모님께 답을 듣고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삶을 되짚어 옮겨 적었다. 24년간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도자로 살다가 1981년부터 미술 작업에 전념해온 그의 삶이 소설처럼 작품들과 함께 담겼다.
유언에 따라 자신의 모든 작품과 유산을 서울대교구에 봉헌한 그는 책도 조카인 방학길(한국순교복자수도회) 신부가 고인을 대신해 필요한 이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 비록 고인은 완성된 화보집을 보지 못했지만, 아마 그토록 사랑하던 성모님 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지 않을까. 모든 것을 성모님께 바친 그의 삶과 작품에 감탄하지 않을 이는 없을 듯하다. 도서 문의 : 010-5337-2772, 방학길 신부 이정훈 기자